김법혜 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

 

[김법혜 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 건망증은 뇌의 자연스러운 노화이지만 치매는 뇌가 변성해 제대로 기능을 못하는 질환이다. 때문에 가정에 치매 환자가 있으면 가족들은 남모르게 속을 태우는 게 현실이다. 치매는 기억력 상실과 함께 실언, 실행, 실인 증세로 노인을 무능력자로 바꿔놓는 무서운 질병이다. 그래서 가족 중에 치매 환자가 생기면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흔히 가정에 치매 환자가 있으면 창피해 우선 숨기려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병을 더 키우게 된다.

 치매를 두려워 하지만 말고 노화의 한 과정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 치매 증상으로 대표적인 것은 기억력의 사라짐이다. 평소 다니던 길도 생각나지 않고 운전하는 방법도 잊어버리고 주변사람들을 기억하지 못하며 막판에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도 알지 못하게 되기까지 한다. 특히 치매 증상 가운데 집을 나서 거리를 배회하거나 시설을 탈출하는 행동도 흔하게 나타난다. 그래서 대부분의 치매 환자를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잠금장치를 만들어 관리하는 것이 통상이다.

 정부는 이 같은 무서운 치매 환자를 찾아내 관리 차원에서 정부가 치매 환자를 돌봐주는 치매안심센터를 개설했다. 전국 보건소 250곳에 첫 선을 보인 치매안심센터는 치매 증세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갖가지 관리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심한 중증의 치매 환자도 집에서 약을 먹는 게 전부였다. 하지만 안심센터가 문이 열리면서 하루 종일 센터에서 환자들이 지낸다. 증세가 심한 치매환자는 시설에 입소해 관리하고 경증의 환자를 위해서는 집으로 요양보호사를 보내 도움을 받도록 돌보와 주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72만 명의 치매 환자가 있는데 급속한 고령화로 노인 12명 중 1명꼴로 치매 환자가 발생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오는 2050년에는 전체 노인의 15퍼센트 정도인 270만 명이 치매 환자가 될 것이란 전망이여서 걱정이다. 그래서 정부가 노인 치매의 심각성을 고려해 지난해 9월 치매 국가책임제를 선언하게 된 것이다. 이제 치매 국가책임제 덕으로 중증 치매 환자로 판정되면 의료비의 본인부담 비율이 10% 수준으로 낮춰져 가족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치매 초기 증세는 기억력이 나빠지고 우울감도 자주 느끼게 되므로 종합병원으로부터 정확한 검진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그냥 내버려 두면 병세의 진행이 빠를 수 있어 조기 검진이 필수이다. 치매는 치료약은 없지만 조기 발견으로 치료를 제대로 받으면 5년 뒤 요양병원 입소율이 절반 이하로 떨어질 정도로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죽음과 함께 피하기 어려운 현실이 바로 노화와 질병, 나아가 치매다. 나이가 들수록 치매에 걸릴 확률은 높아져 85세 이상 노인 가운데 35~40%가 치매에 걸린다는 통계도 있다. 치매는 노년기에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노인 질환이고 노후의 자연스런 과정이므로 우리 모두가 치매에 걸리지 않도록 슬기롭게 대응할 수 있는 준비를 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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