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22일 공개된 전국 25개 로스쿨의 변호사시험 합격률은 한마디로 '빈익빈 부익부' 그자체였다. 서울 등 주요대학 로스쿨은 80%가 넘는 높은 합격률을 기록한 반면 대부분의 지방 로스쿨은 60~70%에 머물렀다. 대학별 누적합격률을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연세대 94.02%, 서울대 93.53%, 고려대 92.39%, 아주대 91.9%, 성균관대 90.43% 등 5개 대학이 90%가 넘는 높은 합격률을 보였다. 반면 전북대(69.62%), 동아대(67.82%), 제주대(67.78%), 원광대(62.6%) 등은 합격률이 70%를 넘지 않았다. 그렇다면 충청권의 로스쿨인 충남대와 충북대의 성적은 어땠을까. 안타깝게도 충청권 2개 로스쿨의 성적은 최하위권 바로 위에 머물렀다. 충남대가 75.69%, 충북대가 72.87%로 전국 25개 로스쿨 가운데 각각 19위와 21위를 나타냈다. 올해 실시된 7회 시험에서도 충청권 로스쿨은 하위권에 맴돌았다. 충남대가 41.15%, 충북대가 31.62%로 전국 평균 합격률 49.35%에 한참 밑돌았다. 충남대와 충북대 로스쿨 출신은 10명중 불과 3~4명만이 합격한 셈이다. 이번 합격률 공개와 관련해 법조계에서도 찬반양론이 많았다고 한다. 찬성하는 쪽에서는 기존 대학서열에 따라 로스쿨이 서열화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수험생도 로스쿨을 선택할때 정확한 판단근거를 가질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반면 반대측은 변시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로스쿨이 경쟁하면서 다양한 법조인력을 양성한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로스쿨이 '변시학원'으로 전락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합격률은 로스쿨교육이 적절히 이뤄지고 있는지 판단하는 객관적인 자료가 될 수 있다"며 변협측이 제기한 로스쿨 합격률 공개관련 소송에서 변협입장을 들어줬다. 물론 합격률 자체가 로스쿨을 평가하는 절대적인 잣대는 아니다. 다만 법원이 밝힌대로 로스쿨교육이 적절히 이뤄지고 있는지 판단하는 객관적인 자료가 될 수 있다는 얘기는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이말은 바꿔 말하면 충청권 로스쿨의 교육이 과연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가 하는 합리적인 의문을 갖게 하기 때문이다. 특히 아주대가 지방대임에도 불구하고 서울에 소재한 경희, 한양, 서강, 이화 등 유수의 대학들을 제치고 'TOP5'에 당당히 올랐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주대는 설립 당시부터 변시에 초점을 맞춘 맞춤형 교육을 해왔고, 교수가 학생들의 학업진도와 방향을 1대1일 지도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교수가 학생들이 낸 시험답안지를 일일이 첨삭하고, 성적이 떨어지면 학생을 불러 면담까지 한다고 한다. 아울러 이번 합격률 공개를 계기로 통폐합 논의가 거세질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당장 변협은 성명을 통해 "공개된 합격률을 보면 로스쿨간 학력수준 차이가 매우 크다"며 "현재 25개로 난립해 있는 로스쿨을 통폐합해 균등한 교육제공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폐합이 곧바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이런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차이가 계속된다면 논의가 가속화 될 수 있다. 모쪼록 충청권 로스쿨이 이번 합격률 공개를 명품 로스쿨로 거듭나는 반면교사의 계기로 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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