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락 변호사

[윤종락 변호사] 며칠 전 남북 정상회담이 있었다. 과거와 다르게 이번에는 판문점에서 회담을 가졌고, 남북 정상은 자연스럽고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걱정스런 시선도 없지 않았으나 국민들은 대체로 차분하고 편안하게 정상들의 만남을 지켜본 것 같다.

 남북 정상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 아님은 공지의 사실이다. 과거에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이 북 정상을 만났었고, 화해와 평화의 분위기를 연출했었다. 이번이 세 번째인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전 대통령의 정상회담과는 다르게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회담을 준비하고 진행한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 주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그 측근의 노력이 있기에 가능했겠지만 과거에 남북 정상간 만남의 경험이 있기에 그 노력이 빛을 발했을 것이리라.

 이번 남북 정상회담으로 한반도에 평화가 도래했다고 성급하게 생각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이제 한걸음을 뗀 것이고, 나아갈 길이 멀고 험하다. 차분하게 이번 정상회담의 과정과 결과를 검토해 보고,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기다. 여당은 지속적으로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조심스럽고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할 것이고, 야당은 여당의 정책이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거나 위태롭게 진행되지 않도록 견제하는 역할을 충실하게 이행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남북의 평화는 정치인에게만 일임해서는 안 된다. 국민들도 남북의 평화와 화합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보수와 진보라는 개념에 얽매이지 않고, 서로 다른 견해의 주장과 근거를 세심하게 경청해야 할 것이고, 토론과 설득을 통해 합의점을 도출해야 할 것이다. 또한, 기업인도 한반도의 평화와 화합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남과 북이 통일이 된다면 기업인 입장에서도 경제적 침체에 빠져 있는 현 상황을 타파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주변 강대국의 이권에 휘둘려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에 관해 우리의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남북 정상회담은 우리에게 또 하나의 소중한 경험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우리가 독자적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화합을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 넣어 주었다. 한반도의 평화와 화합을 위해서는 주변 강대국과의 외교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북한의 핵 문제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구촌이 직면한 문제이기도 하므로 외교를 통해 주변국의 도움과 이해를 이끌어 내야 할 것이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는 속담이 있다. 한발 한발 발을 떼다 보면 어느새 우리는 원하는 결과에 도달해 있을 것이다. 한번 잘 되었다고, 또는 한번 잘 되지 않았다고, 불평하거나 비난하기보다는 우리가 원하는 결과에 이르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지속적인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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