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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교육받을 권리정현숙 원광대 서예문화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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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10  14: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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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숙 원광대 서예문화연구소 연구위원] 푸른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부의 날, 성년의 날이 있어 가정의 달로 불린다. 어린이날 연휴를 맞아 공항은 가족 동반 해외 여행객으로 북적였다. 좋은 부모, 좋은 환경에서 태어나 행복에 겨운 해맑은 아이들의 모습이 5월만큼 싱그럽다. 그러나 그 좋은 날에도 열악한 환경에서 태어난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은 힘든 시간을 보낸다. 다문화 가정의 비율을 생각하고, 그 가파른 증가 추세를 감안하면 이제 한국은 부정할 수 없는 다민족 국가이며, 따라서 그 아이들의 교육은 국가의 미래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

 편견적 시선, 한쪽 부모와의 의사소통 문제, 교육 기회의 박탈 등 그 아이들이 감내하는 현실적 문제들은 한 가정의 노력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 이제 국가가 더 확실한 책임감으로 적극적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한 세대인 30년 뒤의 상황을 생각해 보면 지금 그려야 할 그림은 더 명확해진다.

 세계 최강국인 미국의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국가 성립의 근본 가치인 다문화가 지금의 미국을 창출했다. 미국은 다양한 피부색을 지닌 다양한 민족 가운데 오바마라는 걸출한 흑인 대통령을 탄생시켰다. 그는 부모가 불법체류자라도 그 아이들에게는 미국 아이들과 동등한 교육과 취업의 기회를 제공했다. 그는 자신이 교육 받은 대로 실천한 것이다. 이것이 미국의 힘이다.

 필자는 1980년 유학생인 남편을 따라 미국으로 건너가 5년 간 체류한 적이 있다. 그때 나는 ESL(English as a Second Language) 프로그램을 통해 그 사회에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생활 영어를 배웠다. 유학생 부부들, 이민자들, 심지어 시민권자이면서 저학력자들 등 불법, 합법을 가리지 않고 영어가 필요한 사람은 누구든지 이 프로그램을 통해 무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내가 영어에 불편함이 없는 것은 그때의 그 교육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다민족 국가임을 증명이라도 하듯, 역으로 인종 차별 문제가 연일 사회문제가 되는 곳도 미국이다. 백인 경찰의 흑인에 대한 무차별적 폭행, 유명 커피숍에서의 흑인 차별 등도 미국이 처한 엄연한 현실이다. 그러나 이런 사회적 문제를 여과 없이 드러내고 해결하려는 의지를 지닌 식자층과 시민들이 있기에 미국은 더 나은 길로 나아가고 있다.

 미래를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는 교육이고, 교육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없다. 나무를 심는 것은 10년의 계획이요, 교육은 100년의 계획이라 하지 않았던가. 누가 알겠는가. 교육을 잘 받은 다문화 가정의 한 아이가 30년 후, 아니  60년 후 한국에서 어떤 결정적 역할을 할지. 무엇을 시작하기에 이르고 늦음은 없다. 필요하다 여겨질 때 계획하고 실천하면 된다.

 아이들은 자신이 처한 환경을 선택할 수 없다. 태어나 보니 그런 부모였고 그런 환경이었을 뿐이다. 따라서 국가는 이 땅에 뿌리 내린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을 책임지고 교육시킬 의무가 있고, 그 아이들은 자신들을 품은 나라에서 당당하게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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