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에서 쓰는 두루마리 휴지는 대개 하얀색이다. 화장지를 살 때도 누런색보다 하얀색이 더 깨끗해 보여 하얀 화장지를 선택하기도 한다.
 
이러한 선택의 이유는 우리가 흰 것을 깨끗한 것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실제로 깨끗한 것이 아니라 하얗게 보일 뿐인데도 깨끗하다고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얀 휴지가 깨끗하다는 착각은 휴지를 제조할 때도 영향을 미친다. 제조사에서는 더 하얀 휴지를 만들기 위해 휴지색을 희게 보이도록 만드는 형광증백제를 사용한다. 문제는 형광증백제가 독성을 가진 유해물질이라는 데 있다.
 
형광증백제는 접촉하면 피부에 쉽게 묻어난다. 이로 인해 접촉성 피부염이나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의 '형광증백제 관련 제품의 노출실태 조사(2007)'에서는 형광증백제가 아토피 등 피부질환의 원인이 된다는 주장이 있다고 기술했다. 또 환경부는 형광증백제를 어린이 문구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전면 금지했다.
 
형광증백제가 함유된 두루마리 휴지를 사용하면 염료가 손이나 항문을 통해 우리 몸속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강현영 피부과 전문의는 "형광증백제를 먹게 될 경우 소화기 질환이나 암을 유발할 수 있어 위험하다"고 말했다.
 
휴지에는 형광증백제뿐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유해성분들도 다량 함유돼 있다. 그 중 하나는 1급 발암물질로 알려진 '포름알데히드'다. 포름알데히드는 휴지원료의 잉크를 제거하기 위해 세척용제에 첨가되거나 휴지섬유 간 결합을 강화하는 지력증강제로 투입된다.
 
동물 실험결과 포름알데히드는 피부염과 피부암을 일으키는 물질로 알려졌다. 국가안전보건공단은 <화학물질정보지(2016)>를 통해 이 물질이 피부에 자극을 일으키며 흡입하면 호흡곤란 등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포름알데히드와 형광증백제를 피하기 위해서는 휴지를 고를 때 이 물질들의 함유 여부를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 올프리 등 일부 친환경 브랜드에서는 유해물질을 뺀 무첨가 휴지를 판매하고 있다.
 
올프리는 포름알데히드와 형광증백제를 비롯, 합성향료와 합성색소도 없는 두루마리 휴지를 선보였다. 올프리 롤티슈는 고급 휴지 원료인 침엽수 우유팩펄프로 만들었다. 침엽수는 활엽수보다 섬유 조직이 치밀해 침엽수 펄프로 만든 휴지는 잘 찢어지지 않고 질기다. 3겹 2종 엠보싱으로 흡수력이 우수하며, 뜯어도 가루가 잘 날리지 않는다.
 
우리는 어느 때보다 편리한 시대에 살고 있지만, 그만큼 건강에는 불편한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휴지처럼 자주 사용하는 생활용품마저도 건강을 위협할 정도다. 휴지를 고를 때 무첨가 표기를 살펴보고 고르는 등 최대한 유해물질과의 접촉을 줄이는 것이 생활 속에서 안전을 지키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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