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세종시의 성장속도가 무섭다. 5년여전 세종시가 출범할때만해도 인구는 고작 10만명 안팎이었다. 그러던 세종시 인구가 지난 9일 현재로 30만명을 넘어섰다. 불과 5년만에 인구가 3배이상 늘어난 것이다. 대한민국 대부분의 도시가 인구감소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세종시만 유독 전국에서 인구 증가속도가 가장 빠른 지역으로 부상했다. 상전벽해란 말이 바로 이럴때 쓰는 말이라는 것이 실감날 정도다. 세종시의 이같은 성장은 어느정도 예상된 일이다. 40여개 중앙행정기관과 15개 국책연구기관이 이전한데다 교통·생활인프라·정주여건 등이 속속 갖춰지면서 해마다 3만~5만명씩 늘어난 것이다. 도시성장속도에 걸맞게 세종시는 오는 2020년 21대 총선때에는 국회의원 2명을 선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도시의 성장이 자연스럽게 정치적 위상 제고로 연결되고 있는 셈이다. 이제 관심은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는 세종시가 과연 어디까지 성장하느냐에 쏠리고 있다. 현재의 추세라면 당초 50만 자족도시를 훌쩍 뛰어 넘을 것이라는 전망에 대체적으로 이견이 없다. 이같은 세종시의 눈부신 성장은 인근 대전과 청주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불편한 요인이 되고 있다. 살기좋은 여건이 갖춰지면 사람들이 그곳을 찾게 되는 것은 당연한 얘기지만 세종시의 빠른 인구증가와는 대조적으로 인구 유출로 성장동력을 얻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전시와 청주시로서는 세종시의 인구증가가 그리 달갑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청주시의 경우 지난 2016년 4748명이 세종시로 전출했고, 세종시에서 2110명이 전입했다. 청주시 입장에서는 2638명이 세종시로 순유출된 것이다. 대전시의 사정은 더 심각하다. 2013년 312명이던 전·출입 현황(전입자-전출자)은 2014년 -8835명, 2015년 -2616명 등을 기록했다. 최근 전출자가 급격하게 늘어났나는 뜻인데, 대부분 세종시 행을 택했다는 게 대전시의 판단이다. 급기야 대전시 인구는 지난 2월 심리적마지노선인 150만명 밑으로 떨어졌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잘나가는 이웃'에 속절없이 박수칠만 없는 것이 대전시와 청주시의 속사정인 것이다. 도시가 어느정도 성장하는데까지는 각자도생식 노력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세종시도 이제는 이웃을 향해 시선을 돌려야 할때다. 이웃의 아픔이 무엇인지 헤아리고 살필줄 아는 시기가 됐다는 점이다. 독자성장보다는 상생을 통한 충청권발전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 대전-청주-세종은 행정구역상으로만 구분됐을뿐 실질적으로는 하나의 거대한 도시군(메갈로폴리스)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 3개 도시의 상주인구만 해도 270만명에 가깝다. 약 500만에 달하는 충청권 전체 인구의 절반을 넘어서는 것이다. 명실상부한 충청권의 심장부다. 충청권의 심장부가 얼마나 상생협력하느냐에 따라 기타 충청권 전체의 발전에 미치는 영향도 지대하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아울러 오는 6·13 지방선거를 통해 선출되는 해당 지역의 단체장과 새로 구성되는 의회는 상생협력이라는 거시적 안목에서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여 주길 바란다. 그동안 이러한 노력들이 아주 없었던 건 아니지만 미미했거나 보여주기식 선언에 그쳤다. 지금은 소아적인 근시안적 정책에서 벗어나 충청권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 '큰 그림'을 그릴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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