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원 전 언론인

[김종원 전 언론인] 충청대망론은 충청출신 대통령에 대한 기대다. 1987년 직선제 이후 30년 동안 영호남 출신 대통령이 나왔지만 충청 출신은 없었다. 1987년 첫 직선제 대선에서 부여 출신 김종필 전 총리가 출마했지만 실패했다. 이후 이회창 전 총리가 예산 출신임을 앞세워 3번 출마 했지만 실패했다. 논산 출신 이인제 전 의원은 500여만 표 득표 기록을 세웠지만, 거기까지였다. 지난해 탄핵국면에서 치러진 장미대선에선 음성 출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논산 출신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여야 유력후보로 거론됐지만 본선에 진출하지도 못했다.

 지난해 대선에선 충청 출신 후보조차 없었다. 국회의원선거, 도지사 선거가 '동향끼리 대결'이라면 대선은 '전국구 대결'인데, 충청대표가 없다는 것이 때론 서글프다. 충남도지사를 역임하다 세종시 수정안에 반발해 스스로 지사직을 내려놓은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최근 화두로 꺼낸 이야기가 '충청대망론'이다. 본인이 먼저 이야기한 것은 아니다. 언론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충청대망론은 아직 살아있다'고 이야기 했는데, 이 언급이 화제가 되고 있다.

 '충청대망론'은 충청민의 바람이다. 충청출신 대통령이 나와서 '통합과 소통'을 제대로 한번 보여 달라는 요청이다. 충청이 나라의 중심을 잡아왔지만 한 번도 집권하지 못한 데 대한 서운함도 있다. 충청이 선택한 대통령이 나라를 이끌어 왔듯이, 영호남민들이 충청 대통령을 만들어 달라는.

 올해 지방선거가 치러지고 나면 2020년 4월엔 총선이 치러진다. 차기 대선은 2022년 3월이다. 개헌 등의 변수가 없다면 앞으로 4년여가 남았다. 충청권에서 본선에 진출할 대선 후보가 나오기까지 시간은 충분하다. 그 대선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인물이 없는 것도 아니며, 이제 충청민도 '사람키우기'에 어느 정도 능숙하다. 지난 대선 당시 안 전 지사에 대한 '열렬한 지지'와 반 전 사무총장에 대한 '충청의 자랑'이 그 반증이다. 그릇이 되는 사람이 나오면, 충청권은 그릇을 채워줄 것이다. 넘치도록.

 충청민들도 이제는 안다. '우리가 남이가'라는 극단적인 지역감정은 아니지만, '우리가 주도하자'는 지역 정서는 분명히 존재한다. 6월 지방선거가 끝나면 정계개편이 본격화 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지방선거 너머'가 주목되는 이유다. 충청권 곳곳에서 여야가 치열한 선거전을 치르고 있지만, 선거가 끝나고 나면 충청에서 배출된 대표정치인들이 중앙무대에서 더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한다.

 결국, 충청민 소망을 이뤄줄 대표선수들이다. 여야가 없고, 충청이 그 중심에 서게 된다. 충청에서 선출된 국회의원, 단체장, 지방의원 모두 충청의 이익을 위해서 여야를 떠나 힘을 모아야 한다. 충청대망론을 거론한 이 전 총리는 이렇게 이야기 한다. "6·13 지방선거가 끝난 후 충청도 대망론을 다시 한 번 불 지피겠다. 충청도에 큰 인물들이 많기 때문에 충청 대망론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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