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윤 건양대학교 병원경영학과 교수

[안상윤 건양대학교 병원경영학과 교수] 지난해 정권이 바뀐 뒤로 남북관계나 사회적 분위기가 급속하게 변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갑에 대한 을들의 반격이다. 가진 자와 권력자들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의 인격에 테러를 가한 범죄행위가 경쟁과 성장이라는 장막에 가려져 있다가 이제야 단죄를 받는 셈이다.

 요즘 매일 언론을 장식하고 있는 대한항공 사주 일가의 갑질은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하고 있어 사회 전반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급기야 그동안 침묵하던 직원들도 가면을 쓴 채 거리로 쏟아져 나와 사주 일가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사주들이야 죄를 지었으면 그 죄 값을 치르는 것이 마땅하겠지만, 그 와중에 대한항공이라는 회사가 죄인처럼 오해를 받고 있다. 하지만, 대한항공이라는 회사는 분명히 죄가 없다. 대한항공과 그 계열사들은 수만 명 근로자들의 신성한 일터이며 생계의 기반이다. 악마적 리더십에 의해 신성한 회사의 이미지가 얼마나 더럽혀질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조직이 발전하려면 이 같은 불행이 사전에 예방되어야 한다. 즉, 모든 조직은 상황변화에 따라 대표를 비롯한 관리자들을 교체하여 조직을 새롭게 혁신해나가야 한다. 조직이 지속적으로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적기에 체계적으로 리더십의 교체를 이뤄내야 한다. 그것도 조직 관리의 중요한 기술이다. 따라서 세계적 기업인 대한항공이 이렇게까지 오명을 뒤집어쓰게 된 데는 분명히 감독관청이나 노동조합의 책임도 있다.

 조직에서 리더십이 교체되어야하는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단순히 사람을 교체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리더십의 교체에 따라 조직의 문화, 업무 관행, 직무설계 및 동기부여와 같은 조직 관리과정이 바뀐다. 물론 리더십의 발휘자인 관리자를 공식적으로 교체하기 위해서는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다. 조직은 사전에 더 큰 책임을 감당할만한 역량을 지닌 후보자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멘토링과 훈련을 통해서 그 후보자들을 준비시켜야 하고, 잠재능력을 가진 추가 후보자들을 다시 발굴해내야 한다. 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리더십 교체는 조직을 성공보다는 혼돈 속으로 몰고 갈 수도 있다. 대한항공은 아들과 딸 등 준비되지 않은 사람들을 관리자로 임명함으로써 리더십 교체에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

 누구든지 관리자로 임명되거나 선출되어 리더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는 많은 스트레스가 따른다. 그러나 리더는 스트레스를 주는 상황 속에서도 오직 조직의 올바른 발전을 견인하는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자신을 변화시켜 나가야 한다. 자기 자신의 미래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사람이 조직의 관리자가 되어 리더십을 발휘하는 한 그 조직과 구성원 모두는 불행해질 가능성이 높다.

 조직의 리더는 무대 위에서 춤을 추는 동시에 발코니에 서서 무대 전체를 조망할 줄도 알아야 한다. 리더십은 그 자체가 바로 경영이라고 불릴 정도로 조직의 생존에 중요하게 영향을 미친다. 우리 사회에는 주변 상황파악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자기 자신을 돌아보지도 못하면서 칼을 들고 춤만 추려는 리더가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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