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겸 천안주재 국장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천안지역에는 '구본영 뇌물수수 검찰기소· 6월20일 첫 재판'이라는 내용을 담은 현수막이 곳곳에 내걸렸다.

최근에는 천안 갑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이규희 후보와 관련해 '선관위, 이규희 후보 검찰고발 금품수수·기부행위 혐의'라고 쓰여진 현수막이 이어서 내걸렸다.

이전의 천안지역 선거에서 상대 후보자들의 수사결과나 범법행위와 관련한 내용을 현수막으로 내건 경우가 없어 지역 정가에서는 충격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내용을 내건 측이 누군지와 팩트 검증이 가능하고, 사실과 다를 경우 상대방은 명예훼손이나 무고를 통해 법적 구제를 받을 수 있다.

당하는 측은 비겁한 '네거티브전략'이라며 비난하고 공격자는 선거관리위원회의 도장을 필한 '시민(유권자) 알권리를 위한 정당한 행위'라고 맞받아친다.

'부정적인'이란 뜻의 네거티브(Negative)는 선거에서 상대방의 약점을 폭로, 그 후보를 부정적으로 보이게 해 자신이 이득을 얻는 전략의 하나다.

이 전략은 투표일이 임박할수록 극에 달하고, 파급력이 큰 데다 상대 후보에게 해명의 기회를 줄 시간이 부족해 활용자에게 유리하다.

상대방의 약점을 잡아 알리는 행위를 내거티브라고 비난하지만 이 만큼 상대 후보를 검증하는데 좋은 것도 없다.

네거티브 전략은 마음을 정하지 못한 부동층에는 결정적인 한 방이라는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잘못 사용하면 법적 제재나 유권자들의 외면이라는 양날의 칼 같아 위험을 감수하고 활용된다.

아쉬운 것은 '네거티브'가 '마타도어'와 같이 싸잡아 비난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마지막에 소의 정수리를 찔러 죽이는 투우사를 뜻하는 스페인어(matador)에서 유래한 '마타도어'는 정치권에서 그 내부를 교란시키기 위해 하는 '흑색선전'이란 뜻으로 통하고, 주로 유령단체의 이름이나 타 정부·타 단체의 이름을 도용하며 출처를 밝히지 않고 하는 비합법적인 선전이다.

이에 비하면 팩트 검증과 활용자 확인이 가능한 천안에서 벌어진 네거티브 전략은 비난 받을 대상은 아닌 것 같다.

전장에 나간 장수는 생존과 승리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법이다.

내가 불리하다고 '네거티브'라고 우기는 것이 또한 '네거티브'로 비춰질 수 있고, 당했다고 생각하는 측도 팩트가 확실한 사안을 가지고 활용할 수 있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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