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낮은 자세 임할 것"
한국당, 참패 확정에 침통
洪, 페이스북에 사퇴 시사 발언
바른당 안철수 후보, 패배 인정

[서울=충청일보 심응섭기자] 6·13지방선거가 여당의 압승으로 확정되면서 여야의 희비가 확연하게 갈렸다. 

더불어민주당은 전통적인 약세 지역이었던 부산·울산·경남을 비롯해 수도권 3곳 광역단체장까지 싹쓸이 예상되자 잔칫집 분위기로 달아올랐다.

서울 여의도 당사에 마련된 종합상황실에 개표방송을 보면 지도부는 주먹을 불끈 쥐거나 엄지손가락을 내밀며 기쁨을 만끽하기도 했다.

추미애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로 평화와 번영의 길로 나아가는데 (국민들이) 큰 힘을 주셨다”며 “낮은 자세로, 최선을 다한다는 자세로 끝까지 국민과 함께 하겠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자유한국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 마련된 종합상황실로 모였지만 참패가 확정되자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30분가량 상황실에 머물다 자리를 뜨며 기자들과 만나 “참담하고 암담한 심정이다. 정당 역사상 이렇게 참담한 결과를 맞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탄핵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아직도 사그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보수 혁신·변화에 대한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던 게 오늘 그 결과로 여실히 나온 것 같다”며 “말이 필요 없이 모든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라는 네 글자의 영어 문장을 올렸다.

이 같은 발언은 출구조사대로 이번 지방선거에서 참패를 한다면 선거 결과에 책임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암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THE BUCK STOPS HERE'는 해리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 책상에 써놓았던 문구로 유명하다.

바른미래당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이날 오후 6시 투표 종료와 함께 발표된 방송3사의 6·1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선 출구조사 결과 전패 위기에 놓이자 무거운 침묵에 빠졌다.

특히 당 전체가 사활을 걸었던 서울시장 선거에서 안철수 후보가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에게조차 밀려 3위에 그칠 것이라는 결과가 나오자 충격이 더욱 큰 모습이었다.

유승민 공동선대위원장은 출구조사 발표 15분 만에 여의도 당사를 가장 먼저 자리를 떴고, 이어 박주선 공동위원장과 손학규 선대위원장 등 당 지도부는 잇달아 무거운 표정으로 상황실을 벗어났다.

안철수 후보는 이날 정견발표에서 "부족한 저에게 많은 성원을 보내주셔 감사하다"며 "앞으로 따로 말씀을 드리겠다"고 언급해 사실상 패배를 인정하고 향후 정치적 신상에 변화가 있을 것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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