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연 대전대 천안한방병원 한방부인과 교수

 

[이지연 대전대 천안한방병원 한방부인과 교수] 자궁 및 난소절제술은 자궁근종 등의 골반양성종양에 대한 부인과 수술 중에서 가장 많이 시행되고 있는 수술이다. 그 외에도 기능성 자궁출혈, 골반염, 자궁내막증식증, 골반통, 자궁탈출증, 난소종양, 자궁경부 상피내종양, 산과적 합병증 등을 치료하기 위해 시행된다.

자궁 및 난소절제술을 받은 여성은 수술 후 병변제거에 따른 증상호전을 기대하나, 한편으로는 수술 후 후유증으로 하복통, 복부 가스 팽만 같은 장의 변화, 요통, 피로감, 빈뇨·배뇨시 통증, 우울감, 하지통, 두통 등의 후유증을 겪을 수 있다. 수술 후 한 달 이내에는 피로와 무기력감으로 힘든 경우가 가장 많고, 수술적 폐경으로 인해 안면홍조, 가슴 두근거림, 어지러움, 두통 등 갱년기와 유사한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흔하다.

산부인과에서는 진통제나 호르몬치료를 통한 증상개선을 목표로 하지만, 환자들은 다양한 신체증상을 여전히 호소하고 이에 대한 한의학적 관리 및 처치를 받기 위해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자궁수술의 후유증은 한의학적으로 어혈(瘀血)과 허로(虛勞)의 상태로 파악할 수 있으며, 이는 산후의 몸 상태와 유사한 것으로 마치 산후조리를 하듯이 일정기간 심신을 안정하고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궁 및 난소 수술 후에는 조리 및 회복을 위해 1-2주의 집중입원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침·뜸·한약·좌훈·약침·향기요법을 결합한 다양한 한방치료는 회복을 촉진해 후유증을 예방하고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기혈을 북돋고 어혈을 제거하며 염증·유착을 방지하는 한약을 처방하고, 골반내 기혈순환을 돕고 비뇨 생식기의 기능을 활성화하는 침·뜸 치료를 시행한다.

우울감·불안감 등의 정신적 증상을 줄여주는 향기요법과 통증을 경감시켜주는 부항·물리요법을 병행하고 필요에 따라 적절한 시기에 좌훈 요법을 추가하기도 한다. 여러 논문을 통해 자궁 및 부속기 질환 수술 후 한방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증상이 빠르게 경감되고 치료만족도가 높다는 것이 발표된 바 있다.

자궁근종 환자의 경우, 임신을 위해 자궁을 모두 절제하지 않고 근종만 제거하는 수술을 받는 경우도 많은데 이 때 한방치료를 통해 수술 후 회복뿐만 아니라 재발 방지를 위한 체질 개선, 임신 준비 관리도 가능하다.

입원치료 이후에도 수술 후 약 한달 간은 유착 및 재발 방지, 어혈 제거, 보강을 위한 통원치료를 받는 것이 좋으며 오래 서 있기, 무거운 것 들기, 쪼그려 앉기 등의 동작은 골반저근이 약화된 상태에서 하수감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삼가도록 한다. 적정 운동 강도로는 하루 30분 이내로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걷는 운동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자궁은 소중한 생명이 잉태되는 곳이자 여성의 일생의 건강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기다. 자궁 수술 후에는 여성의 생리적, 정서적 특성을 모두 고려해 충분한 치료와 회복을 취하는 것이 향후 건강 증진에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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