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자기 주위에서 쉽게 접할수 있는 문화재에 대해서는 깊은 관심을 갖지 않는다. 자주 마주치기 때문에 그 문화재의 가치와 소중함을 망각하기 쉽상이기 때문이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 남문로 2가 48~19 용두사지(龍頭寺址) '철당간(鐵幢竿)'은 국보 제41호로 매우 귀중한 문화재 인데도 시민들은 이를 소홀히 여기는 것 같다.

용두사지 철당간은 고려 광종 13년(962)에 세워졌다. 그러니까 무려 1044년 전에 만들어진 충북의 대표적 문화재이다. 특히 세번째 철통표면에는 철당간을 세우게 된 동기와 제작 과정 등이 양각으로 기록되어 있어 매우 귀중한 사료로 손꼽힌다.

우리나라에는 청주의 용두사지 철당간을 비롯해 공주 갑사, 안성 칠장사 등 3개의 철당간이 있는데 유일하게 만든 시기와 유래를 알 수 있는 곳이 용두사지 철당간이다. 사찰에서 큰 행사가 있을 때 그 입구에 당이라는 깃발을 달아둔다. 이 깃발을 다는 장대를 당간이라 하고 이를 양쪽에서 지탱해 주는 두 돌기둥을 당간지주라고 부른다. 당간을 철로 만들었을 경우 이를 철당간이라 부르는 것이다.

용두사는 고려 광종때 창건되었으나 고려말의 잦은 전쟁과 난으로 인해 폐허가 되어 절터는 사라지고 지금은 당간만 남아 있다. 이 절터는 현재 청주시의 중심지가 되어서 인근에는 백화점, 의류쇼핑몰, 식당 등 다양한 상점 등이 몰려 있다. 이때문에 귀중한 문화재가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고 만 것이다. 만약 이 철당간이 속리산 법주사 등 유명한 절에 있었다면 엄청난 대접을 받았을 것이다.

청주시가 이곳을 문화재 지구로 등록하려 하자 주변 상인들이 장사가 안된다며 철당간을 다른 곳으로 옮기라고 주장한 사람도 있었다는 것이다.

철당간 주위에서 요즘 공연도 하고 전시회도 개최하지만 문화재의 귀중함에 대한 설명이나 철당간의 의미를 강조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공연만 하지 말고 행사 중간, 혹은 시작전에 문화재의 소중함과 용두사지 철당간의 의미를 알리는 일도 함께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다.

철당간 일부에서 현재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 각종 소음과 전파로 균열 속도가 가속화 되지나 않을까 걱정도 된다. 당국은 이에대한 철저한 검증과 원인 조사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청주시 상당구 북문로 1가 청원군청 뒤에 있는 '청주동헌'도 마찬가지다. '동헌(東軒)'은 조선시대 지방관아로 관찰사, 병사, 수사, 수령들이 업무를 보던 곳이다. 지금의 도청 건물이라고 보면 될것이다. 현재 남아있는 청주동헌은 전면 7칸, 측면 4칸의 팔작집 형태로 되어 있다.

그동안 군청 청사 뒤에 숨겨져 있어 찾는 이 조차 없었으며 관리가 소홀하여 기와와 기둥이 썩는등 붕괴 위기에 처해 있었다. 뒤늦게 청원군이 4억원의 예산을 들여 내년 8월까지 완전 해체후 복원을 한다고 한다. 그나마 다행이다. 오래되어 썩은 석가래와 기둥을 교체하는 것은 물론 지붕기와도 원형대로 복원할 계획이란다. 진작 했어야 할 복원 사업을 이제서 시작하는 것이다.

문화재를 얼마나 소중히 여기고 아끼느냐가 문화 시민의 척도일 것이다. 문화시민의 자긍심을 갖기 위해서라도 용두사지 철당간, 청주동헌, 직지 등에 대해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져야 하겠다.

/조무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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