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준 청주대 교수

[정창준 청주대 교수] 소통에서의 완전한 상호작용 또는 상호이해는 늘 불완전하다. 인류가 썩 잘 만들어 사용해 오고 있는 언어도 늘 불완전하다. 그렇기 때문에 언어를 보완하여 동원되는 도구가 사진이며, 또 사진이 가지지 못한 전후 맥락 또는 상황을 추가하여 입체적으로 설명이 가능한 동영상은 현재까지 가장 믿을 만한 소통도구로 사용된다.

 지난 12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열린 세기의 빅 이벤트였던 북미 정상회담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관료들과 인사를 나누던 중 북한의 인민무력상에게 거수경례를 하는 장면으로 미국내 언론과 국내에서도 시끄러웠다. 북한의 조선중앙TV에서 소개된 이 장면은 주로 미국의 신문과 방송사에서 인용되어 아직은 적국인 북한의 선전에 악용되었다는 비판과 의전상 이루어진 일반적인 예의였을 뿐이라는 의견이 대립되었다.

 당시 상황을 동영상으로 확인해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북한 인사들과 마찬가지로 악수를 하기 위해 손을 내민다. 그러나 군복을 입고 있던 노광철 인민무력상은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약간 숙인 채 먼저 거수 경례를 한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이 내밀었던 손을 얼른 거두어들이며 거수경례를 한 후 짧은 시간차이를 보이고, 두 사람은 다시 악수를 한다. 여기서 당연 동작이 정지된 스틸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종일관 경례를 하는 듯한 오해로 이끈다. 정지된 사진은 보고 또 보아도 여전히 그대로 더 이상 설명을 하지 못하고 묵묵부답이다. 이것이 모든 것이니 이대로 알아들으라고 입 닫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이 논란의 핵심에는 사진과 동영상이 갖는 의미전달 능력에서 문제가 발생하였고, 자의인지 타의인지 구분하는 문제도 알아볼 일이지만 사진의 소통 능력에서의 불완전성에 기인한 것이다. 사진은 시간이라는 길이를 갖지 못하는 한계로 인해 글이라는 언어가 보완되지 않으면 전후맥락 또는 상황을 설명하기 어려우므로 매우 불완전한 위험이 상존하므로 매번 신중히 소통되어야 한다.

 요즈음 골칫거리로 등장한 가짜뉴스도 바로 사진의 이러한 맹점이 네거티브의 도구로 이용당하여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동영상은 전후좌우 상황의 설명을 시간의 길이로써 남기어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특정 상황을 설명하는 데에 매우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된다. 물론 소리까지 합세하면 소통도구로써 신뢰도까지 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6월 15일 페이스북에 올라온 CNN과 Independence의 이 사건 기사에 대한 댓글들을 일견 살펴보면, 전후맥락이 설명된 동영상에 달린 댓글들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대체로 우호적인 의견을 견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이 소식을 전달하는 국내 모바일 뉴스는 동영상을 게재하거나 4컷 이상의 사진을 게재하여 대체로 전후맥락을 판단하여 알 수 있도록 설명하고 있다. 본격적인 모바일 시대의 영상도구는 불완전한 소통현상을 극복하는 데에 아주 적절한 미디어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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