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맏형' 8선 서청원
책임론에 밀려 탈당
여의도 당사 영등포로 이전
비대위 또 등장하면서
의원총회 전운 고조도

[충청일보 김홍민기자] 6·13 지방선거에 참패한 자유한국당이 바람 잘 날 없는 상황이다.

당내 최다선(8선)으로 친박(친박근혜)계 '맏형'으로 통하던 서청원 의원(경기 화성 갑)은 탈당을 선택했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는 몸집을 줄여 영등포로 이전한다. 

특히 비대위원장 선임 등을 놓고 또다시 당내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충남 천안 출신인 서 의원은 20일 "국민의 분노를 자초한 보수진영 정치인들의 책임이 크다.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오늘 오랫동안 몸을 담고 마음을 다했던 당을 떠난다"며 탈당을 전격 선언했다. 

당 안팎에서는 '친박의 목을 쳐야 한다', '보수몰락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등 목소리가 커지며, 결국 그가 탈당을 택했다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정계은퇴나 불출마 선언이 아닌 '탈당 카드'를 꺼내 든 것은 일단 2선으로 물러나되, 보수 세력을 수습하는 데 여전히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국당은 이날 당사 이전 계획도 밝혔다.

당 경비 절감 차원에서 당사를 이전하기로 했고, 계약도 마친 상태라며 7월까지는 현 여의도 당사를 정리해 이전한다는 구상이다. 

한국당은 지난 2007년 한나라당 시절부터 여의도 한양빌딩을 당사로 사용해왔다. 

이 건물에서 두 명의 대통령을 배출할 만큼 명당으로 꼽혔다. 

그러나 20대 총선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분당 사태 등을 거치면서 국회 의석수가 감소해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했고, 홍준표 전 대표 시절부터 이를 해소하기 위해 당사 이전을 검토해왔다. 

여기에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선 참패로 의석수가 더 쪼그라들었고,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이 쇄신방안의 하나로 중앙당의 규모를 축소해 원내정당으로 가겠다고 선언한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당사는 2∼6층과 7층 일부에 대한 임차료로 매달 1억원 가량을 내고 있지만, 이전하는 영등포 당사는 2개 층만 임대해 매월 2000만 원 수준으로 비용을 확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성태 원내대표가 당의 위기 상황 때마다 '전가의 보도'처럼 꺼내 든 '혁신 비상대책위원회'를 또다시 구성하기로 하면서 당 안팎에서는 비대위 구성이 '만능키'가 될 수 있겠느냐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김 대행은 이르면 21일 의원총회를 소집하고 비대위원장 선임을 놓고 의견 수렴에 나설 계획이어서 비대위원장 선임 등을 놓고 또다시 당내 갈등이 불거질 수도 있다.

무엇보다 김 대행이 밝힌 외부 비대위원장 영입에 대해 찬반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비대위를 구성하기보다는 조속한 시일 내에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리더십을 구축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다만 이 같은 주장을 하는 인사들은 대부분 전당대회 출마를 준비하는 당권주자들이어서 순수하지 않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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