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현 대전대 천안한방병원 교수

[안재현 대전대 천안한방병원 교수]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과 회식 문화, 극심한 스트레스, 수면 부족 등의 상황 속에서 현대인들의 피부 면역은 점점 저하되어 각종 피부 질환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스테로이드와 면역 억제제 등 양방 치료법의 한계로 인하여 양방 의료기관의 치료로 호전되지 못한 각종 피부질환 환자들이 한방으로 유입되면서 한방 치료에 대한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습진이란 아토피 피부염, 지루성 피부염, 앨러지성 접촉 피부염, 화폐상 습진, 건성 습진 등을 포괄하는 용어이다. 습진의 증상으로는 초기에는 주로 홍반, 진물, 부종 등을 보이고 경과가 오래되고 만성화될수록 피부가 두껍고 거칠어지는 태선화, 인설(비늘) 등의 증상을  보이게 된다. 또한 초기 습진과 만성화된 습진 모두 가려움증이 심한 경우가 많아 삶의 질을 현저하게 떨어뜨리게 된다.

 습진의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으며,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습진의 양방적 치료로는 대표적으로 경구용과 국소용 스테로이드제를 들 수 있으며 그 외 항히스타민제, 국소 calcineurin 억제제 등이 추가적으로 사용되어진다. 하지만 이러한 약물 치료로도 습진이 완치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또한 스테로이드 등의 약물은 그 효과만큼 부작용도 크기 때문에, 부작용의 위험성이 적고 인체 친화적인 치료를 원하는 많은 습진 환자들이 한방 치료를 찾는 추세이다.

 한의학에서 습진은 濕瘡(습창)의 범주에 속하며 증상에 따라 瘡(창), 癬(선), 風(풍), 燥(조)의 범주에서 이해되어 왔으며 漆瘡(칠창), 白屑風(백설풍), 浸淫瘡(침음창), 濕癬(습선), 乾癬(건선), 疥癬(개선) 등의 병증에 해당한다. 한방에서의 습진치료는 환자의 변증에 따른 한약 치료, 침 치료, 피부 염증을 가라앉히는 약침 치료가 기본이 되며 이외 환부의 상태에 따라 자락 요법, 증기 요법 등을 추가적으로 병행하게 된다.

 피부 질환 치료에 있어서는 치료뿐 아니라 환자 본인의 생활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첫째로, 기름지거나 밀가루 음식은 체내에 습열과 노폐물이 쌓이게 하기 때문에 반드시 피해야 하며 날 음식과 방부제 등이 첨가된 음식물 또한 피부 병변에 악영향을 끼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둘째로,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통해 피부가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주어야 하며, 셋째로, 과도한 운동을 제한함으로써 피부에 열이 고이게 되는 상황은 피해주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습진 부위는 접촉 자극을 최소화 하는 것이 좋으므로 자주 씻거나 하는 행위도 피해야 한다.

 최근 덥고 습한 환경적 영향으로 습진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기존의 습진 환자 또한 환부의 병변이 우심해져 진물, 가려움증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습진의 원인에 대한 종합적인 한방 치료와 더불어 적절한 생활 관리를 병행한다면 가려움과 고생으로부터 충분히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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