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참모진, 일상보고 않기로"
美 매티스 국방 접견도 취소

[서울=충청일보 이득수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감기몸살로 28일부터 29일까지 이틀간 연가를 내고 예정했던 모든 일정을 취소했다고 28일 청와대가 밝혔다.

문 대통령이 건강 악화를 이유로 공개 일정을 미루거나 공식 석상에 불참하기는 취임 후 처음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히고 "이틀 동안 (청와대 참모진은) 어떤 보고도 하지 않기로 오늘 현안점검회의에서 결정했다. 정식 보고서는 물론 일체의 메모 형태도 올리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어제(27일) 저녁에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관저에 들어가 대통령을 뵀는데 기력을 회복해가는 중이라고 한다"며 "문 대통령은 휴식하는 동안 관저에만 머물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청와대는 안보 관련 상황이나 대형 재난 등 긴급상황 발생 시 대통령 보고는 예외로 계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상적이고 일상적인 보고는 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김 대변인은 '대통령의 건강 상태는 기밀이 아닌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공개 일정이 잡힌 상태에서 취소가 될 경우 아무리 기밀이라 하더라도 침묵하고만 있을 순 없는 상황임을 양해해주리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방한하는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 접견 일정도 취소됐고 월드컵 경기에서 우리나라 팀이 독일을 2대 0으로 이긴 데 대한 문 대통령의 축하메시지도 내지 않았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일정 취소 배경에 억측이 나오는 것을 우려해 건강 상태를 알리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러시아 방문을 마치고 지난 24일 귀국한 다음 사흘째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통상 월요일에 주재하는 수석·보좌관회의는 25일에 열리지 않았고 26일엔 부산 유엔기념공원에서 열리는 6·25 참전용사 추모식에 참석하려다 기상 여건이 나빠진 탓에 항공편 이동이 어려워 불참했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올 초부터 문 대통령이 제대로 쉴 틈 없이 숨 가쁘게 달려온 탓에 몸에 무리가 왔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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