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호 청주대 의료경영학과 교수

[정규호 청주대 의료경영학과 교수] 금년을 시작한지 몇 달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상반기가 지나고 후반기에 접어들었다. 요즈음 뉴스 시간이면 국내외적으로 긴급뉴스나 특별한 사건이 하도 많아 너무 어수선하다. 남북정상회담을 통한 주변 국가들의 자국 이익을 챙기는 모습이 그렇고, 몇 주 전 치른 선거 또한 범상치 않았다. 앞으로 세상을 놀라게 할 일들이 점점 많아질 것이니 정신 바짝 차려야겠다.

 지난달에 끝난 지방의 일꾼을 뽑는 선거도 대과 없이 끝났다. 그 많던 벽보나 포스터가 사라지고, 대신 감사성원인사 플랜카드가 아직도 남아 있는 것을 보면 선거분위기가 완전 끝난 것 같지는 않다. 당선인들은 기쁜 마음도 잠시이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맡은 소임을 잘 수행할 수 있으며, 대다수는 다시 연임에도 욕심을 부리며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이번 선거는 지역의 일꾼을 뽑는 일이라 주변에 이런저런 연고가 있는 사람도 있고, 어느 정도는 개인적으로도 알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몇 일전 차안의 방송에서 당선 소감을 인터뷰하는 내용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 분도 초심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는 것을 들으면서 '초심' 이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일까를 생각해 본다.

 사전에 나와 있는 대로 '초심'이란 '처음 품은 마음'인 것이다. 이 말은 누구에게나 적용되며 노력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쉽지 않음을 잘 알고 있다. 초심은 이웃인 중국에서도, 2년전 중국공산당 창당기념식에서 시진핑이 '초심'을 열 번이나 언급할 정도로 강조한바 있어 더욱 주목받은바 있다. '초심'의 문제는 끝까지 지키기 어렵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그렇다면 초심을 종심으로 연결하는 비결은 없는 것일까? 필자도 취업을 앞둔 학생들에게 면접을 대비하며 가장 강조하는 말이어서 초심을 지키는 것에 관심이 있는 지역일군들에게 몇 가지 생각해 본 바를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첫째는, 겸손해야할 것이다. 당선되었으니 이제는 차기 연임을 위한 욕심에 사로잡혀 의욕을 앞세우다 보면, 초심은 원래 처음에 먹는 마음인 것이고 모든 업무와 대민관계에 그것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겸손해서 순수해질 때, 고마움을 잃지 않을 때 초심은 견지될 것이다.

 둘째는, 주민과의 약속을 잊지 않고 기억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정기적으로 마음을 관찰하고, 초심과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자주 반성해 봐야할 것이다. 이를 위해 자기 집무실이나 집안에 써놓고 잊어버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나를 뽑아준 주민과의 소통이 잘 이루어져야 한다. 돈을 꿔준 사람 즉, 채권자와 돈을 빌린 자가 다르게 생각하는 점은, 채무자는 간혹 돈을 빌린 것에 대해 잊어버리는 일이 있어도 채권자는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다는 점이다. 선거에서 표를 찍어준 사람들 주민들은, 공약사항이나 약속을 잊어버리지 않고 기다리며 지켜보고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빚진 자의 심정으로 저들의 말을 경청하며 자주 소통해 나갈 때 거기에 답이 있는 것이다. 선거 분위기가 식기 전에 당선자들의 집무실에 초심에 관한 다짐이나 주민을 향한 마음이 어떻게 게시되어 매일매일 자신을 다스리고 있는지 직접 확인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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