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겸 전 대원대 총장

[김효겸 전 대원대 총장] 미국과 북한의 정상이 한자리 만났다. 역사적 순간을 만든 것이다. 세계가 주목하였고 3천 명에 이르는 전 세계의 기자들의 열띤 취재가 있었다. 그러나 막상 북미정상회담의 내용과 결과는 별로였다. 내용은 판문점회담의 내용을 반복하는 수준에 그쳤다. 결과는 단언하기 어렵다. 미국 의회와 언론들은 트럼프에게 질타를 가했다. 김정은은 만만의 미소와 승리감에 도취했다.

북한의 언론은 대대적인 선전을 하기에 이르렀다. 우리의 반응은 엇갈렸다. 긍정으로 보는 시각과 우려로 보는 시각이 교차했다. 선언적 정상회담내용을 두고 그 후속조치에 무게를 실었다. 후속조치가 참으로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한계 론을 거론하는 측면이 우세한 편이고 보면 이번의 북미정상회담의 결과가 어떻게 귀결될지 자못 궁금하다.

트럼프는 며칠 내로 북한과의 차후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ABC 방송 인터뷰에서 언급하였다. “그러므로 구체적인 조치가 없다고 말하는 비판문단은 정상회담이 각론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총론을 이야기하는 것이라는 점을 망각한 것이다. 곧 이어지는 고위급회담에서 구체적인 조치를 다룰 것이다. 정상회담은 큰 틀만 정해주는 가이드라인이라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합의문에 CVID에서 C,D인 완전한 비핵화만 들어가 있는데 애초에 CVID에서 Verifiable인 "검증 가능한"은 사실상 Complete인 "완전한"과 같은 의미이다. 검증 가능해서 비핵화가 확인이 되려면 완전한 비핵화가 먼저 있어야만 비핵화가 확인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트럼프는 ABC와의 단독인터뷰에서 "비핵화작업은 시작되었고 며칠 내로 북한이 발표할 것이다"라고 밝혀 북한의 자발적 비핵화라는 모양새로 일이 추진될 것임을 시사해 향후 북한의 조치를 지켜보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합의와 이행계획 등은 빠른 시일 내로 열릴 걸로 보이는 폼페이오-김영철 고위급 후속회담에서 구체화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트럼프는 공동 서명식 이후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물러서지 않았다고 강조했지만 결론적으로 합의문에 CVID가 명시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온갖 국제협약과 합의를 파기해온 북한의 전력을 생각해볼 때, 합의문에 CVID를 명시하지 않은 것은 분명히 아쉬운 점이다. 합의문에 CVID가 명시된다면, 만약 북한이 CVID를 불성실하게 이행하거나 합의 자체를 파기할 때 그 책임은 모두 북한에 돌아가지만, 합의문에 CVID가 명시되지 않은 이상 이러한 효과를 기대하긴 어려워졌다.

폼페이오는 이날 방송된 MSNBC '휴-휴잇 쇼'와의 인터뷰에서 "(북미 정상이) 합의한 수많은 것들, 수많은 원칙이 있다고 말해도 좋을 것 같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북미협상이 처음은 아니지만 아마도 이번은 다를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된 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가 '레드라인'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부연하지 않았지만, 북미 모두 서로의 '협상 마지노선'을 지키면서 실질적인 비핵화 성과를 낼 것이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전반적으로 낙관론에 무게를 실으면서도 북미협상의 실패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진 않았다.

폼페이오는 “김정은이 비핵화를 할 수 없거나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 대북제재가 지속할 것이라는 점을 트럼프 대통령은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협상이 생산적이지 않거나 선의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다시 강한 대북제재를 들어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대북제재 1년 연장과 미국의 후속조치가 일관성 있게 진행되길 바란다. 북한과의 후속조치에서 확실한 내용이 구체화되어서 북미회담의 성과가 가시화되고 성공적으로 결실을 맺길 바란다. 후속조치에 더욱 관심을 보낸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