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

 

[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 18년 신년 인사를 나눈 것이 어제 같은데 벌써 한 해의 절반이 끝났다. 그 간 개인적으로는 장모님을 하늘나라로 보내드렸고 둘째 형님께서 암 투병으로 힘들어 하시는 모습들이 떠오른다. 인생이 어디 내 마음대로 되겠냐만 또 그래야 엎드려 기도하게 되고 남의 고통도 알게 되니 크게 보면 축복이지만 어디 힘든 시절에 그것을 축복이라고 생각하게 되지 않는다.

 그건 그렇고 요즘은 아침에 일어나서 화장실에 앉아 SNS에 올라 와 있는 글을 보는 것이 하루 일과의 시작이다. 좋아하는 페친 오종영선생님이 계신데 얼마 전 다음과 같은 글을 올리셨다. 제목은 '들어도 기분 나쁜 칭찬 시리즈'이다. 우선 당신은 살아 있는 부처님입니다(선행을 베푸시는 목사님에게), 또 할머니, 꼭 100살까지 사세요(올해 연세가 99세인 할머니에게), 참석해 주셔서 자리가 빛이 났습니다(대머리아저씨에게), 참 정직한 분 같으세요(직구밖에 던지지 못해 좌절하고 있는 투수에게), 당신의 화끈함이 마음에 듭니다(화상을 입은 환자에게), 당신이 그리워질 것 같군요. 다시 꼭 한 번 들러주세요(간수가 석방되어 나가는 죄수에게)

 그리고 이어 신동욱페친의 숫자이야기가 눈에 와 닿는다. 4.5와 5가 있었는데 5는 4.5를 이유 없이 못살게 굴었습니다. 그러다 4.5와 5가 대판 싸웠습니다. 누가 이겼을까요? 당연히 0.5가 많은 5가 이겼습니다. 그 후부터는 5는 4.5를 계속 괴롭혔고, 4.5는 5 앞에만 서면 늘 기가 죽고 주눅이 들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5가 4.5에게 커피를 타오라고 심부름을 시켰고, 평소 같으면 쪼르르 달려가 커피를 타오던 4.5가 빳빳하게 서서 5에게 말했습니다. "야!!! 니가 타먹어!!". 순간 주위에 있던 숫자들이 긴장했습니다. 난폭한 5가 어떻게 나올지 몰랐기 때문입니다. 불안을 느낀 2와 3이 얼른 나서서 4.5를 말렸습니다. "야!!! 너 왜 그래?. 그러자 4.5가 웃으면서 당당히 말했습니다. "나 점 뺏어". 4.5가 점을 빼고 45가 되었으며 5에게 더 이상 굽신거릴 필요가 없게 된 것입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4.5가 가진 점(.)과 같은 문제점을 다 가지고 있습니다. 그 점 하나 때문에 삶이 힘들고, 행복하지 못한 경우가 있습니다. 그 점이 어떤 이에게는 물질의 문제, 어떤 이에게는 건강의 문제, 어떤 이에게는 인관관계의 문제, 어떤 이에게는 과거의 상처일 수 있습니다. 당신은 지금 어떤 점 때문에 힘들어 하고 있습니까? 마음 안에 있는 점(.) 확 빼시고 당당하게 멋지게 살아가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점을 뺍시다. 얼굴에 점 말고요. 사실 선거 끝나면 민초들은 4.5가 된다. 그러나 어느 누구 말대로 훌륭한 리더가 반드시 가져야 할 세 가지 'ㄱ' , '겸손, 공감 그리고 감동', 이 세 가지 'ㄱ'을 망각하고 5처럼 행동한다면 민초들은 점을 빼고 언제 45가 될지 모른다. 촛불을 보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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