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여가벅스 여진혁 대표
매달 400만~500만원 매출
기능성 원료 특허 출원 중
"식용 곤충 대중화에 노력"

▲ 충북 옥천군 동이면 석화리에서 곤충 사육 농장을 운영하는 여진혁씨가 굼벵이의 활동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지난 10일 찾은 충북 옥천군 동이면 석화리 마을의 한 컨테이너 창고.

문을 열자마자 참나무 발효톱밥 냄새가 가득했다.

396㎡(120평) 규모의 사육사 4개의 방 안에는 반투명 플라스틱 상자 1000여개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상자 안에는 발효 톱밥이 채워져 있었고, 그 안에 굼벵이(흰점박이꽃무지 유충)들이 120~150마리씩 자라고 있었다.

이 농장의 주인은 '여가벅스' 대표 여진혁씨(36).

2년 전 석화리로 귀농한 여씨는 고단백 식품인 굼벵이를 파는 해외 유학파 출신 청년 사업가다.

캐나다 벤쿠버의 스프로쇼 컬리지에서 프로비즈니스마케팅(PBM)을 전공한 그가 곤충사업을 하게 된 연유는 뭘까?.

귀국 후 아버지가 운영하던 섬유회사에서 업무를 배우고 있던 시절, '귀농하고 싶다'는 아내의 제안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후 1년 동안 서울농업기술센터에서 귀농·귀촌에 대한 교육을 받으며 사전 준비에 들어갔다.

무엇보다 땅 매입이 시급했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물색한 끝에 대전에 인접해 있고 자연환경이 뛰어난 옥천군 동이면 석화리로 결정했다.

이곳에 토지 2980㎡(900여평)를 구입하고 사육사를 지어 '여가벅스 굼벵이 농장'이라 이름 짓고 본격적으로 곤충산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미래 식량자원으로 주목받는 곤충산업이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게다가 동의보감에서 굼벵이는 간암·간경화·간염·유방암 예방과 피로의 해소 등 성인병을 치료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에 가능성을 믿었다.

여가벅스 굼벵이 농장에서는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월 50만 마리를 생산하고 있다.

이곳에서 굼벵이를 매달 평균 100kg을 생산하고, 곤충 발효톱밥까지 직접 만들고 공급해 400만~5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처럼 안정적으로 수입을 올리기까지는 순탄치 않았다.

제약회사에 첫 납품할 때 황당한 일도 겪었다.

유충 중량이 110kg인 줄 알았는데 실제론 4kg이 출하돼 1500만원의 손실을 봤다.

톱밥 양 대비 알 개수를 많이 넣어 유충 크기가 일정치 않았기 때문이다.

곤충산업은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블루오션이지만 소비자들의 인식은 아직도 혐오산업이다 보니 판로개척이 쉽지 않다.

이런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5명이 모여 충청곤충산업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조합에서는 브랜드 상품 개발, 마케팅, 판매를 하고 건강기능식품 기능성원료 특허도 출원 중이다.

여씨는 "소비자들의 곤충에 대한 인식변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식용·약용 곤충산업이 대중화 되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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