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웅 충북수필문학회 회장·수필가

[김진웅 충북수필문학회 회장·수필가] 2018 FIFA 러시아월드컵이 어느덧 결승전을 앞두고 있다. 우리나라는 기대했던 16강에는 오르지 못해 아쉽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였다. 조별리그에서 스웨덴과 멕시코에 2연패를 당했으나 독일을 꺾은 것으로 위안하여본다. 우리 선수들이 애국가를 부를 때도 참으로 가슴 벅찬데, 본선에 처음 출전한 나라는 더욱 감개무량할 것이다. 북중미에서 미국 등을 물리치고 처음으로 출전한 파나마 선수들이 지난 6월 19일, 벨기에와의 경기를 앞두고 국가를 부르며 감격하는 모습도 가슴 뭉클하였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6번째로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국가가 됐다. 지금까지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를 경험한 국가는 브라질, 독일, 이탈리아, 아르헨티나, 스페인뿐이다.
  운하로 유명한 파나마 대표팀이 벨기에와 경기하기 전에 선수들은 국가를 목청껏 불렀다. 눈 감은 채 기도하듯 부르며 눈물을 흘리는 선수도 있어 그 기쁨과 감격을 알 수 있었다. 사상 처음 월드컵에 진출한 인구 416만 소국(小國) 파나마는 역사적 순간에 울려 퍼진 국가(國歌)의 의미가 특별했을 것이다. 국가나 국기는 국민 가슴속에 있는 원초적 애국심을 불러일으키는 힘이 있다. 외국에 갔을 때 태극기와 우리나라 사람을 보아도 심지어 우리 자동차만 보아도 그 반가움은 형언할 수 없으니…….

  몇십 년 전까지는 태극기와 애국가에 대한 교육을 충실히 해왔다. 필자도 학생들에게 태극기, 애국가 관련 지도를 철저히 하였다. 그 덕분에 그때는 태극기 그리기와 애국가 외워 쓰기도 곧잘 하였다. 어느 신문에서 2012년에 서울 초등학생 100명에게 애국가 가사를 써보게 했더니 64명이 1절도 제대로 쓰지 못했고, 안익태 작곡가를 맞힌 학생은 100명 중 7명에 불과했다는 기사를 읽고 전율을 느꼈다. 교육과정에도 교육하도록 되어있지만, 애국가 가사를 4절까지 외우는 학생과 어른이 얼마나 될까. 그 까닭 중의 하나는 각종 의식에서 국민의례를 할 때 애국가 녹음을 틀어놓고 건성으로 따라 부르는 영향도 크다. 반주만 나오고 직접 부를 수 있도록 하여야 하겠다.

  프랑스 교육부가 오는 9월 새 학기부터 초등학생들이 프랑스 국가 '라 마르세예즈'를 외워 부를 수 있도록 한다는 보도를 접했다. 프랑스 정부는 만 16세 남녀 학생들을 방학 때 한 달간 합숙시키며 국가관과 시민 의식을 가르친다는 계획도 눈물겹고 부럽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개인주의로 치닫는 프랑스에서 국가관을 고취하고 단결을 이끌어내기 위해 필요하다."고 한다니, 이는 우리나라에 꼭 필요한 절실한 교육이라고 외치고 싶다.

  2002 월드컵 때의 태극기 물결은 이번 러시아월드컵 때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평창 올림픽 때는 한반도기에 밀리기도 했다. 태극기와 애국가를 제대로 알고, 나라사랑 교육을 강화하여 국민의 마음을 가다듬고 실천하여야 하겠다. 태극기와 애국가를 우리가 푸대접하면 누가 존중해줄까. 물이 없으면 고기가 살 수 없고, 나라 없는 국민은 상상할 수도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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