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복합치유센터 건립 후보지가 충북혁신도시 음성으로 결정되면서 송기섭 충북 진천군수의 통 큰 양보가 소방치유센터 유치를 이끌었다는 평가다.

지난 16일 소방치유센터 유치 소식이 알려지면서 충북도와 도의회, 중부4군 등은 일제히 환영 성명을 냈으며, 충북혁신도시를 양분하고 있는 진천군과 음성군은 잔칫집 분위기다.

이번 소방치유센터 유치는 결과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당초 지역정가는 물론 진천과 음성 등 유치를 추진하는 지자체 내부에서도 이번 유치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기류가 팽배했던 게 사실이다. 

1차 평가를 통해 60여개 후보지 중 14개로 압축된 지난달까지만 해도 센터가 소방관들의 전문치료병원인 만큼 절대 다수의 소방공무원들이 수도권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접근성을 앞세운 용인, 수원, 화성 등 수도권에 충북혁신도시 등 충청권 후보지들이 밀리는 형국이었다.

상황이 이러하자 이달 초 민선 7기 출범과 동시에 송기섭 진천군수와 조병옥 음성군수, 홍성열 증평군수, 이차영 괴산군수 등 중부4군 단체장들은 공동유치를 표방하며 진천이든 음성이든 충북혁신도시 유치를 위해 적극 협력하기로 손을 맞잡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진천과 음성은 각각 지역의 후보지에 대한 타당성 설명 등 독자행보를 보이며 최종 후보지 발표일만 쳐다보고만 있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전국 14개 후보지들이 유치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던 지난 9일 송기섭 진천군수가 전격 승부수를 내던지며 음성군으로 후보지를 단일화하는 통 큰 양보를 결정했다. 

송 군수는 "중부4군 주민들이 높은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누릴 수만 있다면 센터 입지의 행정구역은 중요치 않다"는 입장을 내비치며 스스로 소방청에 유치포기 의사를 전달했다. 이어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PT발표 현장에도 직접 찾아가 유치후보지 단일화를 이룬 상황과 충북혁신도시 입지 타당성에 대해 적극 설명하는 등 송 군수의 이 같은 '마지막 승부수'가 이번 결과를 이끌어내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야구에서 팀의 승리를 위해 선수들의 다양한 역할이 필요하듯, 이번 송 군수의 통 큰 결단은 유치전 막판 뒤집기를 이끌어낸 9회말 '결정적 희생번트'에 견주어도 될 듯하다.

분명 송 군수의 마음 한켠에는 이번 경기의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이 되지 못한 서운함도 있겠지만, 승리를 바라던 음성군 등 중부4군 주민들에게 값진 선물을 선사한 일은 두고두고 회자될 것이다. 
앞으로 진천군과 음성군 등 중부4군 단체장들이 팀플레이를 지속하며 협력하는 더욱 멋진 명승부가 계속 펼쳐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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