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국립 소방복합치유센터(소방병원)를 충북혁신도시(음성군 맹동면)에 유치한 기쁨을 뒤로 하고 이제는 병원의 자립 운영에 힘을 모아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사업인 소방복합치유센터는 재난현장에서 육체적·정신적 위험에 노출된 소방관들을 전문적으로 치료하기 위한 종합병원이다.  

정부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화상 등 소방공무원 근무환경에 특화된 12개 내외 진료과목을 갖춘 3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을 2020년 착공해 2023년까지 건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역 환자들도 이용 가능해 종합병원이 한곳도 없던 충북 중부4군(증평·괴산·진천·음성) 26만 주민들의 의료서비스와 충북혁신도시의 정주여건 개선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소방복합치유센터는 정부가 병원을 건설하고 기자재를 들여놓지만 운영은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담당토록 한다.

소방청은 올해 국내 5대 종합병원(삼성·아산·고려대·세브란스 등)과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해 소방복합치유센터를 민간주도로 운영할 계획이다. 

국내 굴지의 종합병원과 연계된 대형병원이 충북혁신도시에 들어서는 셈이지만 만약 적자를 낸다면 병원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병원의 수익성 확보방안과 적자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대목이다.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의원(청주 청원)은 지난 18일 이시종 충북지사가 주최해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충북미래관(충북학사)에서 열린 국회의원 초청 정책간담회에서 "소방복합치유센터 출범초기 적자보전을 어떻게 할 것인지 대책을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충북도는 병원 수익을 민간(일반 환자)에서 30~40% 채워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진천·음성군은 인근의 3700여개 기업 직원들의 치료와 종합건강검진을 적극 권유할 방침이다. 

또 소방치유센터 건립을 위한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통과와 설계 및 건축공사가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송기섭 진천군수는 "지역주민들에게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행·재정적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중부4군(진천·음성·증평·괴산)은 행정협의체를 구성해 상생발전을 위한 역할을 분담하겠다고도 했다.

소방병원 조성을 위해 중부4군 각 지자체가 약속한 재정 부담도 이행돼야 한다.

도비 50억원 외에 군 부담 150억원 중 음성군이 100억원을 조달하고 나머지 50억원을 진천군이 상당액을 마련하면서 일부는 증평군과 괴산군의 협조를 받는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사도 "혁신도시 주변 자연환경을 활용한 산림치유복합문화 밸리 등 치유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조성단계부터 충북도 및 음성·진천, 유관기관과 전담반(TF)을 가동하고, 의료 인프라 및 의료인 복지시설 확충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국 62대1의 경쟁률을 뚫고 어렵게 유치한 소방복합치유센터인 만큼 충북도와 진천군, 음성군 등 중부 4군이 협심해 지역 최고의 의료기관으로 발전하도록 지혜를 모으고 서로 협력해야 한다. 

자칫 운영 적자를 지자체가 상당부분 떠안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충북 지자체들은 운영의 묘를 잘 살릴 수 있도록 대안 마련에 주력해야 한다.

적자가 나면 지역 주민의 부담으로 전가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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