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웅 충북수필문학회 회장·수필가

 

[김진웅 충북수필문학회 회장·수필가] 얼마 전 신문과 방송에서 북극곰 영상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노르웨이 해안에서 새끼 북극곰 두 마리가 검은색 플라스틱 조각을 먹이인양 뜯어 먹고 있는 모습이었다.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굶주려 깡마른 북극곰이 촬영된 데 이어 북극 지역 해양 오염의 실태를 말해주는 안타까운 장면이다. 탐사 단체 측의 "북극에서도 플라스틱 병과 담배꽁초, 음식 포장지 등이 쉽게 발견된 점이 가장 슬펐다."는 소감처럼 유럽 대륙에서 수백 마일 떨어진 북극마저 플라스틱과 각종 쓰레기로 오염되고 먹을 것도 고갈되는 심각한 상황이다.

매년 6월 5일은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국제연합(UN)이 제정한 세계 환경의 날이다. 해양 오염과 지구 온난화 등 다양한 환경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환경보호를 위한 행동을 촉구하는 목적이다. 1974년 6월 5일 '오직 하나의 지구(Only One Earth)'라는 주제로 처음 개최되었는데, 우리나라는 1996년부터 이 날을 환경의 날로 지정해 관련 행사를 하고 있다.

플라스틱 오염의 실태는 올해 유엔환경계획이 제시한 주제가 '플라스틱 오염을 물리쳐라(Beat Plastic Pollution)'일 정도로 심각하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5조개 이상의 비닐봉지가 사용되고 있고, 1천 3백만 톤의 플라스틱 빨대가 바다에 버려지고, 1천7백만 배럴의 석유가 플라스틱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되고 있다 한다. 매 분마다 1백만 개의 생수가 팔리고 있고, 매년 10만 마리의 바다 생물이 플라스틱 때문에 죽어가며, 지구에서 플라스틱이 퇴화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100년이 걸린다. 우리가 소비하는 플라스틱의 50%는 일회용이고, 전 세계 인구가 버리는 쓰레기의 10%가 플라스틱이라고 하니…….

지난 7월 5일부터 6일까지 방영된 KBS 스페셜 '플라스틱 지구' 2부작 플라스틱의 역습과 굿바이 플라스틱도 많은 경종을 울린다. 비닐봉지, 칫솔, 면봉부터 자동차, 컴퓨터, 스마트폰까지 해마다 생겨나는 약 4억 6천만 톤의 갖가지 플라스틱! 무시무시한 양과 완전분해가 어려울지도 모를 만큼 위험하다.    앨버트로스 새의 새끼들은 어미가 물어다주는 작은 플라스틱 조각을 먹고 죽어가고 있고, 물고기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플라스틱이 플랑크톤보다 180배가 많고, 자외선과 파도에 의해 잘게 부서진 미세 플라스틱이 생물들의 먹이로 둔갑했기 때문이다.

1907년, 리오 베이클랜드의 위대한 발명은 이제 위험한 존재가 되어, 세계 곳곳에서 플라스틱을 줄이려 노력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2021년부터 일회용 플라스틱제품 사용금지를 추진 중이며, 2016년 1인당 플라스틱 사용량이 98.2kg으로 세계 1위의 오명을 안고 있는 대한민국에도 변화와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어 무척 다행이다.

나부터 변하고 우리 집부터 앞장서야 한다. 몇십 년 전처럼 대바구니를 만들고 짚으로 그릇을 만들어 쓰지는 않더라도 분리수거, 일회용품 줄이기, 포장 간소화, 장바구니 가지고 다니기 등을 철저히 하여, 플라스틱 오염을 막아 환경을 살리고 모든 생명체가 건강한 삶을 살도록 힘써야 하겠다. 우리의 작은 실천이 모이면 큰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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