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겸 전 대원대 총장] 2022학년도 대입개선안이 발표되었다. 1개월간의 포럼을 거쳐 최종안이 확정될 예정이다. 대입개선안이 10년 주기로 바뀌고 있다. 바뀔 때마다 그 사유는 분명했다. 그러나 완전하지 못했다. 장단점을 동시에 동반한 개선안 이었기에 때문이다. 이번 개선안 역시 완벽하지 못한 개선안이라고 본다. 일부 문제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주요 개편내용은 EBS수능연계 70%에서 50% 감축, 자기소개서 축소. 교사추천서 폐지가 주요 골자로 되어있다.

2010년 사교육을 줄이겠다며 'EBS·수능 70% 연계 정책'을 발표한 지 8년 만에 정부가 연계 율을 낮추는 개선안을 내놓은 것이다. 입시 공정성 논란을 일으켰던 '자기소개서' 분량을 절반쯤으로 축소하고 '교사 추천서' 폐지도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수능은 영어를 뺀 모든 과목이 EBS 교재에 실린 지문을 그대로 싣는 방식으로 문제를 내고 있다. 2022학년도부터는 국어·사회탐구 등 전 과목에서 EBS 교재와 비슷한 지문을 출제하거나 이를 변형한 지문을 내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EBS 교재 지문만 달달 외우거나 EBS 내용을 요약해 공부하는 요령과 편법을 없애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이번 개선안은 그동안 교육 현장에서 EBS 연계 정책이 '학생을 EBS 문제 풀이 기계로 만든 다'는 비판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EBS 연계 정책은 2004년 노무현 정부에서 사교육비 경감 대책의 일환으로 처음 도입했는데, 2010년 이명박 정부 때 연계율이 70% 선으로 대폭 올라갔다. 이 정책은 사교육을 받기 어려운 농어촌 지역 수험생의 수능 부담을 덜어줬다는 긍정적 평가도 있었지만, 고교생들을 'EBS 암기왕'으로 만들었다는 비판도 받았다.

교육부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중심으로 한 입시에서 공정성·형평성 논란을 일으켰던 자기소개서를 대폭 간소화하는 방안을 내놨다. 현재 학종을 실시하는 대학 150곳 중 80%가 학생들에게 자기소개서를 요구하는데, 그동안 자기소개서는 사교육 기관의 도움을 받거나 교사·학부모가 대신 쓰는 '대필·허위 작성' 의혹을 받아왔다.

이에 교육부는 현재 문항 당 1000~1500자 이내로 적도록 한 자기소개서 분량을 500~800자로 줄이고, '~했습니다'로 서술하는 방식을 '~했음' 식으로 쓰는 요약 식으로 바꾸기로 했다. 학생이 따로 도움을 받지 않고도 간단한 자기 경험과 소개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이와 함께 지역·학교·교사별 차이가 크고 형식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교사 추천서를 폐지하기로 했다. 이런 방침에 "대학이 무엇을 보고 학생을 뽑으라는 것이냐"는 비판도 나온다. 자기소개서를 축소하면 학생의 역량을 알아볼 기회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이번 대입개편 안은 내신 성적과 학생부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사교육 부담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

이번 개선안을 보면서 기획부서인 교육부와 집행부서인 일선교육현장에서 개선안 운영을 치밀하게 잘 해야 한다고 본다. 아무리 좋은 안이라고 해도 운영을 잘못하면 금세 문제점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선교육현장에서는 교사추천서가 왜 무용지물이 되었는지를 이 기회에 뼈아픈 성찰을 해야 한다. 교육부 당국은 대학의 학생선발의 변별력을 확보해주길 바란다. 그렇지 않다면 끊임없는 고교수업정상화와 대학입시 변별력의 충돌을 면치 못할 것이다. 교육백년대계를 위해서 교육부, 일선교육현장, 사회 각 분야, 정치권 등에서 교육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교육의 중요성을 재 인식해주길 당부한다. 대한민국의 영원한 발전의 원동력은 교육에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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