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란 변호사

[이영란 변호사] 어린 시절 기억 속 나비는 늘 노랑나비였다. 봄이면 학교 운동장 화단이나 골목 어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노랑나비가 보이지 않는다. 나비 자체를 보기도 어려워 졌을 뿐더러 노랑나비는 더더군다나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환경의 변화 때문이리라.

장마가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을 정도로 무더운 땡볕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무더위 역시 기후변화 때문이라고 한다. 기후변화의 주된 원인이 지구상에 터 잡고 살아가는 수많은 생명체 중 하나인 인간의 무분별한 행위 때문이라는 건 이제 거의 정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인간의 번영을 위해 자연을 훼손하고 환경을 오염시킨 탓에 북극곰은 물론 결국 우리 인간들도 그 피해를 입게 됐다는 것이다. 우리가 발생시킨 쓰레기들이 바다를 오염시키기 시작한지는 이미 오래전이고, 이제는 그 폐해를 우리가 몸소 겪고 있다. 우리가 즐겨 먹는 각종 어패류에서 미세 플라스틱을 비롯한 오염물질이 발견되고 있으니 말이다. 이렇게 가다가는 우리가 마음 편히 먹을 수 있는 먹거리가 거의 사라질지도 모를 일이다.

최근 플라스틱 빨대나 일회용 제품의 사용을 줄이자는 움직임이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우리가 평소 아무 생각 없이 사용하고 버리는 빨대의 사용만 줄여도 아픈 지구를 살리는 데 큰 기여를 할 수 있단다. 플라스틱 빨대를 대체하기 위해 종이 빨대, 유리 빨대, 스테인리스 빨대 등등 대체품이 나오고 있다.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가급적 빨대 자체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리라. 언제부턴가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실 때면, 그것이 뜨거운 것이건 차가운 것이건 플라스틱 빨대가 딸려 왔다. 사실 없어도 그만인 것이다.

생각해보자. 내 손으로 지구를 변화시킬 수 있다. 그것도 작은 변화를 시작하는 것만으로 말이다. 오늘부터 빨대나 일회용 컵 사용을 자제해보자. 습관이란 무서운 거다. 처음은 어렵고 불편하겠지만, 익숙해지면 원래 그래왔던 것처럼 당연해진다. '나 하나 그런다고 뭐가 되겠어?'라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나 하나가 그러면 뭔가가 된다! 내가 하다보면 내 옆 사람도, 그 옆 사람도 하게 된다. 그러면 어느새 그것이 유행이 된다. '유행'은 패션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나로부터 시작한 작은 변화가 결국엔 커다란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 바로 나비효과다. 그 작은 변화가 노랑나비를 다시 불러 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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