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의영 전 충청대 교수

 

[곽의영 전 충청대 교수] 인생은 이른바 고해(苦海) 즉 '고통스러운 바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가 한 평생 살아가자면 항상 순탄함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는 마치 누군가 바다에서 순항(順航)하다가도, 때로는 예기치 않은 폭풍을 만나 어렵고 위험한 상황에 처하는 경우와 같은 이치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네 삶도 언제 어디서 뜻밖의 고난과 역경에 맞닥뜨릴 수 있는 것이다. 더구나 오늘의 세상은 매우 복잡·다양하고 변화가 빠르다. 게다가 혹독하게 경쟁적이다. 때문에 이 같은 환경에서 살아가기란 정말로 만만치가 않은 것이다.

본래 역경(逆境)이란 '몹시 힘들고 어려운 처지'를 의미하므로 역경을 헤쳐가기는 대단히 어렵다. 하지만 인간은 '무한한 가능성의 존재'이기에, 이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의지와 힘이 있다. 미국의 커뮤니케이션 이론가 폴 스톨츠(Paul Stoltz)박사는 인간은 역경에 처했을 때 포기(抛棄), 안주(安住), 도전(挑戰) 중 어느 하나의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그 중에서 성공하는 사람은 세 번째인 '도전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이로 보아 '역경에 대처하는 능력'인 '역경지수(逆境指數)'가 요구되는 것이다. 역경지수가 높은 사람은 어떤 일에도 좌절하지 않고 모든 능력과 지혜를 동원해 성공을 거두는 의지와 능력을 가지고 있다. 피겨 여왕' 김연아는 "자신의 피겨 인생 대부분이 역경 이었다"고 술회한 바 있다. 그런데 오늘 날 자라나는 어린 세대들은 역경지수가 비교적 낮은 수준이어서 걱정스럽다. 이들 대부분은 과보호 속에서 성장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역경지수가 낮으면 세상의 풍파에 쉽게 무너질 수 있다. 따라서 역경지수를 높이는 교육과 훈련이 절실하다. 역경에서 진주를 캐내는 경험을 가지도록 해야 한다.

미국의 심리학자 스키너(Burrhus F. Skinner)에 의하면 '좋은 조건보다는 불리한 조건에서 생활한 사람이 성공할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이다. 비바람과 눈보라를 맞으며 자란 들풀은 생명력이 매우 강하다. 인간도 들풀처럼 고난을 딛고 꿋꿋이 설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사람이 역경지수가 높은 사람이다. 유대인은 사람의 운명은 세찬 물살을 타고 내려가는 '조각배'이며, 역경지수는 각자의 손에 달린 '노(櫓)'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그 노를 자신이 어느 방향으로 어떻게 저어 가느냐에 따라 목표하는 피안(彼岸)에 닿는가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유대인 가정에서는 아주 어렸을 적부터 아이들에게 강한 인내와 의지를 가르친다고 한다.

오늘 날 우리 청소년들은 혹독한 경쟁 속에서 너무나 힘겹게 살아가면서 소리 없는 절규를 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입시와 일자리 문제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너무나 마음이 아프다. 인생은 도전의 연속이다. 부디 내일의 주인공들은 주어진 현실이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역경과 고난에 의연히 맞서야 한다. 고난과 시련은 더 큰 성장을 위한 밑거름이다. 최선에 의한 값진 열매는 곤경 속에서 나오는 경우도 많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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