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

 

[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 옛날과 달리 요즘은 특정 매체가 일방적으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시대가 아니다. 그저 플랫폼을 제공해 주면 여기에 각자 알아서 콘텐츠를 생성하여 올린다. 그 대표적인 예가 페이스북, 유튜브 등이다. 특히 페이스북은 친구 맺기 즉, 페친이 있어서 마치 실세상에서 만나서 이야기를 주고받듯이 한다. 내 페친 중에 오종영 선생님이 있다. 재미난 이야기를 잘 올려놓는 분이시다. 그래서 이 분이 올린 글을 소개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걸 보시고 동태 전에 막걸리 한 잔 내시겠다고 하시더니 아직 연락이 없으시다. 오늘도 이 분이 페북에 올린 글을 보며 마음의 수양을 해 본다.

 제목은 '가시나무'이다. 하루는 스승이 제자를 만나 물으셨다. "가시나무를 보았는가?", "예, 보았습니다" , "그럼 가시나무는 어떤 나무들이 있던가?", "탱자나무, 찔레나무, 장미꽃나무, 아카시아나무 등이 있습니다.", "그럼 가시 달린 나무로 넓이가 한아름 되는 나무를 보았는가?", "못 보았습니다", "그럴 것이다. 가시가 달린 나무는 한아름 되게 크지는 않는다. 가시가 없어야 한아름되는 큰 나무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가시가 없는 나무라야 큰 나무가 되어 집도 짓고 상량도 올릴 수 있는 것이다. 가시 없는 큰 나무는 다용도로 쓸 수 있지만 가시 있는 나무는 쓸모가 별로 없느니라", "사람도 마찬가지다. 가시가 없는 사람이 용도가 많은 훌륭한 지도자이며, 꼭 필요한 사람이며, 정말로 성현이 될 수 있는 그릇이다", "가시는 남을 찔러서 아프게 한다. 그리고 상처를 내서 피를 흘리게 한다. 입을 통해 나온 말의 가시, 손발을 통해 나온 육신의 가시, 욕심을 통해서 나온 마음의 가시, 나무가 가시가 없어야 다용도로 널리 쓰이듯 사람도 가시가 없어야 우주를 살려내고 인류를 살려내는 성현이 되느니라, 가시 있는 나무는 쓸모가 별로 없느니라". 가끔 내가 모든 인간관계에서 가시를 만든 적 없는지 걱정이 됩니다. 지금도 말이나 글의 가시로 남의 마음을 후벼 파고 있을지 모릅니다. 항상 조심해야겠습니다. 마음에 두고 두고 새길 글이다.
                       
또 하나의 글, 제목은 '병사와 팬티'이다. 전쟁이 한창일 무렵 보급품이 끊겨 병사들이 곤란을 당하고 있었다. 어느 날 보급품 장교가 나타나 병사들에게 말했다. 지금부터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을 전하겠다. 좋은 소식은 팬티를 다른 것으로 입게 될 것이다. 병사들은 한 달간이나 팬티를 갈아입지 못한 터라 기뻐서 고함을 질렀다. 이번에는 나쁜 소식을 전하겠다. 자 - 지금부터 옆 사람과 팬티를 바꿔 입는다. 실시!!!
                        
지난 6·13지방선거, 재미있는 것은 지방선거는 항상 '퐁당 퐁당'이라는 것이다. 지난번은 한국당 압승, 이번엔 한 번은 민주당 압승, 이게 항상 반복된다. 아무튼 지방정부와 의회가 대폭 물갈이 되었는데 옆 사람과 팬티를 바꿔 입은 것과 같이 '그게 그거'가 아닌 '이번엔 다른데' 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 그건 그렇고, 오종영선생님, 막걸리 언제 내실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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