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용 보은경찰서 경무계

[이현용 보은경찰서 경무계] 남녀 구분 없이 모두가 행복하고 안전한 나라. 듣기만 해도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 참으로 가슴 설레는 말이다. 우리는 그동안 그런 나라를 꿈꾸며 사회 전 분야에서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이러한 고된 땀방울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는 많은 어려움에 부딪히곤 한다.

실제로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17년에 처리된 전체 범죄 건수는 16년 대비 10.1% 줄어든 166만 2,000여 건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강간 등 성범죄 처리 건수는 꾸준히 증가했다. 15년에는 2만 1,000건에서 16년에는 2만 2,000건대로 상승한 뒤, 작년에는 16년 대비 8.6%가 증가한 2만 4,000여건을 기록했다. 이 같은 성범죄 처리건수의 증가는 사안의 민감성과 신고자가 오히려 피해를 볼 수도 있다는 과거 인식에서의 변화, 또한 여성범죄에 대한 철저한 대비와 보완책 마련을 요구하는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 발맞춰 경찰에서도 '여성대상 범죄 대응 강화 계획'을 수립하고 총력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구체적인 실행 계획으로 첫째, 경찰청 생활안전국에 '여성대상범죄 근절 추진단'을 신설 한다. 추진단은 '여성대상범죄'에 대응하는 각 부서를 총괄하고,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종합 대책 마련에 나서게 된다. 둘째, 각 지방경찰청에 '여성대상범죄 특별수사팀'을 신설하고, 현장의 여성수사관 인력을 50% 수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셋째, 우수한 여성 수사 인력 인프라의 안정적인 구축을 위해 힘을 쏟을 방침이다. 이를 위해 심리학 등 관련 전공자를 여성 경찰관으로 경력 채용하여 '피해자 조사 전문가'로 활용한다. 그밖에도 여경의 필수현장보직(2년) 중 1년을 여성청소년수사팀에서 근무하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중앙경찰학교 커리큘럼에 관련 교육을 신설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사실 경찰 등 유관기관 및 단체의 대응 전략도 중요하지만 여성 대상 범죄 해결의 대전제는 바로 사랑이다. 남녀가 연애를 하고 가정을 이루는 것은 어찌 보면 서로의 부족한 부분까지 아껴주고 사랑해주겠다는 진심어린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비단 이러한 마음을 연애를 하는 직접적인 당사자에게만 국한시킬 것이 아니다. 이성 관계는 가족, 친구, 직장동료 등 어디에서나 늘 존속하기에 적어도 우리 모두가 이성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이해하려는 인류애적인 마음을 갖는다면 사회적 약자인 여성 대상 범죄 감소를 위한 단초가 될 것이다.

보편적으로 모든 사랑은 진심에서 나오는 배려와 경청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치안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많은 여성들의 말과 행동에 경청함으로써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주지시키고, 또한 그를 통해 체득한 소중한 의견을 적절한 정책으로 승화시킨다면 공동체 치안으로 더욱 공고한 여성 안전지대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벌들은 힘을 합치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인류애라는 큰 사랑 안에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 그리고 다양한 정책 등을 더하여 모두가 안전하고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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