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호 청주대 의료경영학과 교수

[정규호 청주대 의료경영학과 교수] 최근 대통령의 지지도에 관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60%이하로 떨어졌다고 방송에서 크게 보도하고 있다. 그동안 고공행진을 이어오던 지지도가 최근의 국내외적인 여러 악재로 처음으로 지지도 마지노선이 무너지고 있다한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별 관심 없는데, 막상 당사자들은 모든 것을 거는 것 같아 보인다. 이런 때 일수록 더욱 담담하게 대처해 나갔으면 하는 바램이지만 그렇지 않은가보다.

며칠 전 오랜만에 딸네 식구와 더위도 피할 겸 저녁식사를 하러 시내 모처에 들렀다. 밖의 더위와는 달리 시원한 에어컨 때문에 쌓인 얘기를 나누던 중, 손녀가 소리를 지르며 투정을 부리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딸이 달래며 제재하려 했지만 점점 심해져 갔다. 나중에는 손녀가 가장 좋아하는 할머니가 나서서 설득해 들어보니, 자기 말은 들어주지도 않고 어른들만 얘기한다는 것이었다. 가족들 모두가 하던 얘기를 중단하고 들어 보니, 오늘 어린이 집에 있었던 일을 얘기 하며 자기 알아주기를 바랬던 것이었다.

도대체 인정받고 싶은 욕구란 무엇이기에 이처럼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매달리는 것일까? 미국의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es)의 연구에 의하면, 인간이 가진 가장 깊은 욕구 가운데 하나는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구'라고 한다. 이 욕구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때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의욕을 불러일으켜 주고 자신감도 향상시켜 준다. 하지만 부정적으로 작용할 때에는 적절한 실력이나 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으면서도 타인의 인정만을 기대하기 때문에 내면에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고 한다.

인간은 선천적으로 자신의 생존 이유에 대해 늘 어떤 확신을 필요로 하는데 그 확신으로 인해 인간은 생존력을 완성하게 된다. '살고자 하는 의지'를 '생존력'이라고 할 수 있다면, 생존력의 완성을 위해 필요한 욕구 중 식욕과 수면욕이 인간의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생리적 욕구'이고, 인정욕구는 인간의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심리적 욕구'이다.

남에게, 혹은 자기 자신에게 자기의 어떠한 종류의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인정받는 일은 자기가 생존할 이유가 충분하다는 것을 확신하는 일로서 자신이 가치 있는 존재라는 믿음, 다시 말해 자신감이나 자부심을 갖게 함으로써 살아갈 맛을 느끼게 하고 삶의 목표까지 생기게 만드는 기제이다.
 
요즈음 칭찬과 격려가 얼마나 많은 힘을 지니고 있는지 익히 알고 있음에도 우리는 실천하지 못한다. 우리 속담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상대방이 나보다 잘 되는게 배 아프고, 어떻게 칭찬을 해주어야 할지 모르겠고, 본인 스스로 자랑거리에 대해서 생각하느라 상대방의 모습을 자세히 들여다볼 여유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에게 조차 인정받고 싶은 것이 사람마음이라고 하지 않던가?

우리는 상대방으로부터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매우 크다. 그러하기에 그 욕구를 만족시켜 주는 것은 무엇보다 소중하다고 본다. '인정'은 정말 중요한 근본적인 욕구임에 틀림없는 것 같다. 나 스스로를 먼저 괜찮은 사람이라 칭찬하고, 너를 인정하고 서로 지지하며 위로하며 살아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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