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남 사회1부장

 

[박재남 사회1부장] 'KTX 세종역' 재추진이 충북지역 정가를 뒤흔드는 가운데 정작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이해찬 민주당 차기 당 대표 후보가 이에 대한 답변을 회피해 혼란만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은 8·25 전국대의원대회를 보름 앞둔 지난 10일 청주시장애인스포츠센터 다목적체육관에서 충북도당 정기대의원대회와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를 가졌다.

이날 연설회에서 김진표 후보는 "KTX오송역을 세종시의 관문역으로 지켜내겠다"는 입장을 보였고, 송영길 후보 또한 "세종역사는 예산 낭비"라고 지적했다.

반면 충남 청양출신으로 세종시가 지역구인 이해찬 후보는 이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는 앞서 대전에서 열린 민주당 당권 주자들의 TV 토론회에서는 "세종역은 세종시 인구가 증가하면 다시 판단해야 한다"며 'KTX 세종역'에 대한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이날 당 대표 후보들에게 전달한 건의문에서 KTX세종역 설치 반대와 전면 백지화를 건의했다. 청주시의회도 지난 9일 KTX 세종역 재추진과 관련해 이들 후보자에게 공개질의서를 발송했다.


지난해 5월 발표된 세종역 KTX 신설 사전 타당성 용역 결과에서는 경제적 타당성(B/C) 분석 결과 0.59로 기준인 1에 미달했고, 세종시 관문 역할을 병행하는 오송역과 세종역 추진 지점간 이격거리가 17㎞, 인접한 공주역과도 27㎞에 불과해 예산낭비라는 지적이 일었다.  세종역 신설 논란은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지만 지난 지방선거에서 세종지역 출마자와 유력인사가 KTX세종역 설치를 공약으로 제시하며 논란을 다시 부추겼다.


세종역 재추진에 대한 주민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지난달 청주시 오송읍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서울~세종고속도로 안성~세종 구간 건설 사업설명회에서 이 도로가 청주 오송을 경유하지 않고 지선을 통해 연결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지자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되기도 했다.

지역에서는 합동연설회 이후 이해득실에 따라 자신의 소신도 제대로 밝히지 못하는 사람이 집권여당의 대표자질이 있는가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효율적인 교통망 운용과 국가경쟁력 차원에서도 세종역 설치는 적절치 않다. 국가적으로도, 지역적으로도 이미 타당성이 없다는 결론이 난 사항에 대해 지역갈등과 사회분란을 또 다시 야기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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