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신원 前 한국청년회의소 중앙회장

 

[권신원 前 한국청년회의소 중앙회장]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는 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이 지어내는 것임을 뜻하는 불교용어다. 신라의 원효는 당나라 유학길에 오르던 중 어느 무덤가 앞에서 잠을 잤다. 잠결에 목이 말라 물을 마셨는데, 날이 밝아 깨어 보니 마신 물이 해골에 괸 물이었음을 알고, 사물 자체에는 정(淨)도 부정(不淨)도 없고 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에 달렸음을 깨달아 그 길로 유학을 포기하고 돌아왔다는 원효대사의 해골물 일화는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

같은 물인데 어두워서 주변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갈증을 풀어주는 꿀맛이던 것이 해골에 담긴 썩은 물인 것을 알게 된 후에는 먹지 못하는 것으로 인식되는 것은 물이 변한 것이 아니라 생각과 마음이 작용한 것으로 심심치 않게 이런 경우를 경험하게 된다.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형성에 있어서 생각이 통하고 마음을 나누는 친밀한 관계와 두 번 다시 마주치기 싫은 앙숙의 관계가 정해지는 것은 모두 마음먹기에 달려있다. 좋든 싫든 나로 말미암아 상대방을 평가하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어떤 목표를 설정하여 도전하고 실천해 나아가는 과정에 있어서는 어떻게 마음을 먹느냐가 너무나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할 수 있다고 씩씩하고 다부지게 마음먹는 것과 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에 두려움과 조바심을 갖은 것은 그 결과에 있어 극명한 차이를 나타낼 수밖에 없다.

심지어 마음먹기에 따라 신체적으로도 변화가 일어나기도 한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실험에 따르면 카페인 성분을 제거한 커피를 마시게 한 피실험자와 카페인 성분을 첨가한 우유를 마시게 한 피실험자를 대상으로 수면 상태를 살펴본 결과, 우유를 마신 피실험자는 안정적인 수면을 취하는 방면 커피를 마신 다른 피실험자는 잠을 잘 이루지 못했다는 것이다. 카페인이 수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이지만, 더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은 주관적인 생각과 마음가짐이라는 반증이다.

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는 소화제로도 감기환자를 낫게 하는 재미있는 심리현상이다. 반대로 노시보 효과(Nocebo Effect)는 아무리 좋은 약을 써도 환자가 효과가 없다고 의심하는 경우 약효가 나타나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냉동차에 하루 정도 갇힌 사람이 죽은 채로 발견됐는데, 당시 냉동장치는 가동되고 있지 않았고 그 내부의 온도는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온을 유지하고 있었다는 실제 이야기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중요한 것은 마음먹기다. 긍정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조급한 마음, 실패에 대한 두려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들에 대한 걱정들 때문에 긍정을 부정하는 부정이 우리의 마음을 긍정적으로 만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나쁜 점 보다는 좋은 점을 찾으려 하고 안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 보다는 해내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갖고 노력하는 것이, 변화를 긍정적으로 이끌고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이다. 세상을 바꾸는 일은 나 자신의 마음먹기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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