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윤 변호사

 

[정세윤 변호사] 우리나라 사람은 행복하지 않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건 왜 자신이 불행한지 근본 원인을 모르고 있단 것에 큰 문제가 있다. 행복에 관해 여러 연구를 하고 있는 김선진 교수님의 말씀에 따르면( 김선진 교수의 페이스북 게재글을 참조) 너무 자명하고 단순한 데 그 이유가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살면서 일, 돈, 가족, 건강 이런 것에만 신경을 쓰고 살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한 번도 자신이 원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하고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면서, 살면서 행복하지 않다고 아우성치는 모순된 생활패턴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행복을 가감 없이 표현하자면 소금물과 같다고 생각한다. 마실수록 갈증이 나기 때문이다. 행복은 추구할수록 멀어진다. 왜냐하면 행복을 추구한다는 뜻은 지금 행복하지 않다는 사실을 방증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행복한 사람은 행복 자체를 의식할 필요가 전혀 없다. 일반적으로 우리보다 행복도가 높은 서구 사람들은 실제로 행복을 별로 의식하지도 추구하지도 않는다. 이러한 사실은 구글 트렌드 검색에서 'fun', 'happiness'를 검색해 보고 한글 구글 트렌드 검색에서 '재미', '행복'을 비교 검색해보면 알 수 있다. 충분히 예상할 수 있듯이 우린 행복이 높은 비중인 반면 재미는 매우 낮고, 서구는 반대로 재미는 매우 높고 행복은 매우 낮다.

요즘 유행하는 힐링을 추구하는 접근방식도 틀렸다고 생각한다. 힐링은 상처받은 후에 어떻게 치료할 것인가의 접근방식이라 그렇다. 왜 상처받는지 이유를 알아야 하고 사전에 상처받지 않도록 하는 게 더 중요한데 신기하게도 다들 그러한 점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기껏 상처받은 후에 힐링이 필요하다는 식이다. 한 마디로 얘기하자면 인간이 삶에서 상처받는 이유는 자신의 삶을 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하고 싶고, 좋아하는 걸 안하고 또는 못하고 살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개개인마다 수 만 가지의 핑계가 있다. 하고 싶은 게 있어도 돈이 없어서, 시간이 없어서, 일이 많아서 등 그 이유도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많다.

행복해지고 싶다면 단순해지면 된다. 먼저 자기가 좋아하는 일, 하면 할수록 즐거워지는 일을 하면 된다. 즐거워질 시도조차 하지 않으면서, 또는 하루 5분도 시간을 내지 않으면서 여러 가지 핑계를 대면서 행복하지 않다고 하는 사람은 어떠한 충고도 백약이 무효이다. 진짜 문제는 자기가 뭘 해야 즐거운지 모른다는 데 있다. 이러한 사람은 중증 환자이다. 그런 사람에게 다음과 같은 처방이 있다고 한다. 아래 다섯 가지 행동 중 하나를 정해서 한 달 동안 매일 시도해 볼 것을 추천한다. 참고로 유시민 작가의‘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책에 따르면, 행복을 결정하는 것은 크게 4가지라고 하는데(일, 사랑, 놀이, 연대), 아래의 열거한 항목은 놀이와 연대에 관한 항목이다.

첫째, 가지기(모으기) : 뭐든 좋아하는 물건 매일 하나씩 모아보라. 재미 중 가장 낮은 수준이긴 하다. 둘째,  키우기 : 식물이든 동물이든 생명이 있는 것, 성장 과정을 지켜볼 수 있는 경험이다. 지속적으로 관심과 애착을 줄 수 있는 것이면 좋다. 셋째, 배우기 : 평소 잘 몰랐던 것, 새로운 걸 배워보기. 무엇이든 좋지만 가능하면 예술과 관련된 그림, 악기, 외국어를 배워보라고 권한다. 예술은 재미있기도 하지만 심지어 인간의 상처받은 영혼을 치유한다.  넷째, 만들기 : 개인적 차원에서 재미를 극도로 느낄 수 있는 활동이 만들기다. 인간의 심성 안엔 누구나 창조적 본능이 숨어있다. 재미와 함께 성취감도 맛볼 수 있다. 재미 경험 중 가장 짜릿한 경험이다. 다섯째,  만나기 :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기를 시도해보라. 가능하면 자신과 다른 배경,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일수록 좋다. 국적, 성별, 나이가 다를수록 좋다. 사회적 뇌가설을 제안한 로빈 던바에 따르면 각 개인은 최소 150명까지 친밀한 관계를 확장할 수 있다. 이 중 하나를 한 달 동안 시도했는데도 효과가 없다면 당신은 '인간'이 아닌 기계일 가능성이 높다. 만약 당신이 기계가 아니라면 당신의 문제는 '신' 만이 해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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