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욱 한국교원대 교수

 

[이태욱 한국교원대 교수]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는 우리들의 일상생활을 무기력하게 만들어 가고 있다. 보통 여름이 시작할 무렵에 찾아오는 장마와 여름에 특히 많이 발생하는 태풍도 금년에는 별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금년에는 여름의 시작과 동시에 장마 기간도 비교적 짧게 끝나고 가끔 오던 태풍도 우리 한반도를 계속 비켜가면서 예년에 비해 비가 많이 오지 않고 있다. 반갑지 않는 손님인 태풍은 우리 모두가 싫어하고 만약 한반도를 관통하는 태풍이 온다면 분명히 우리에게 많은 피해를 주겠지만 그래도 우리가 착한 태풍을 기다리는 이유는 무엇보다 지금 시급한 것은 용광로와 같은 한반도를 조금이라도 식혀달라는 뜻이 많이 담겨져 있다. 비가 어느 정도 내려야만 폭염의 한반도를 조금이라도 식히고 우리에게 필요한 수자원뿐만 아니라 자연생태계도 모두 정상으로 돌아가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뜨거운 한반도 못지않게 최근 사회 이슈로 쟁점이 되고 있는 바로 일자리 전쟁 문제를 식혀야만 한다. 여느 해에 비해서 각종 실물경제 지수가 나쁜 상태로 계속 진행되고 있으며 고용을 원하는 사람들이 일자리를 얻지 못하면서 실업률이 두 자리를 넘는 것이 우리나라 경제를 위축시키고 있다. 이것은 굳이 국내에서만 국한된 경우가 아니며 글로벌 경제 추세라 하더라도 얼마 전부터 소리 없는 미중 무역 전쟁이 시작되면서 경제 구조상 무역에 많이 의존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경제 지표들을 더욱 악화 시키고 있다.

지난 7월 14일 최저임금위원회에서는 몇 차례에 걸친 어려운 회의 끝에 내년도 최저 임금을 시간당 8350원으로 결정하였다. 나름대로 어려운 결정을 한 회의 결과에 의미를 둘 수도 있으나 결과가 발표되고 소상공인이나 근로자인 노동자 양측 모두가 반대하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하였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이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다른 근로협약을 통한 방식이나 2019년 최저임금 재심의를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근본적인 원인은 지금 현재 실물 경기가 좋지 않아 소상공인들은 수익구조가 이윤이 나지 않는 구조이며 그것으로 인하여 근로자 역시 일자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시점에는 양측의 어려운 점을 치유해 줄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2019년 최저임금이 시급으로 8350원이며, 월급으로는 174만 5150원이지만 노동자 입장에서는 최저임금에 대해 유감 성명을 계속 발표하고 있다. 최대 40만 명이 최저 임금 수혜자에서 제외되었고 가구 생계비 6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며 노동자 평균임금 절반에도 훨씬 미달하는 수준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다. 소상공인연합회(KFME)와 중소기업계에서도 5인 미만 사업장인 소상공인 업종에 대한 최저임금 차등화 방안을 골자로 한 2019년 적용 최저임금안에 대한 이의 제기서를 제출하여 재심을 요청한 상태이다.

아울러 정부는 일자리 전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년도에 3조원을 일자리 안정자금 명목으로 지원하여 최저 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인의 경영 부담을 완화시켜주고 노동자들에게는 고용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양측의 대립된 의견 속에서 궁극적으로는 실물 경기가 계속 좋지 않으면 피해를 보는 것은 결국 일반 국민들이며 일자리를 찾는 희망 근로자와 소상공인들 일 것이다. 무엇보다 실물 경기가 살아날 수 있는 한국형 뉴딜 정책과 같은 획기적인 모멘텀이 있어야 하며 많은 국민들의 세금이 투입되는 구제사업 지원금이 적시적소에 올바르게 사용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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