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수준 유례없는 폭염에
충청 지자체 예산 확보 안간힘
충북, 작년보다 10배 이상 ↑
대전 "내년에는 더 늘리겠다"
충남, 농작물 피해 최소화 나서

[충청일보 지역종합] 40도에 육박하는 재난 수준의 폭염이 연일 이어지자 충청권 지자체가 온도를 1도라도 더 낮추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일부 지자체는 지난해보다 대폭 늘어난 폭염 대응 예산을 마련해 도로 물 뿌리기, 적조 방제 등 긴급 대응으로 피해 방지에 연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충북도와 도내 11개 시·군은 올해 정부 특별교부세와 예비비, 재난관리기금 등 30억3300만원을 폭염 대응 예산으로 확보했다. 

지난해보다 10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도는 이 가운데 절반 정도를 그늘막 설치, 도로 물 뿌리기, 농업·축산 피해 예방 등에 쏟아 부었다.

충북도 관계자는 16일 "유례없는 폭염으로 올해 관련 예산이 대폭 늘었다"고 말했다.

올해 혹독한 폭염에 시달린 지자체 대부분은 내년에 관련 예산을 늘리거나 신설해 피해 예방에 신속하게 대처할 방침이다. 

올해 폭염 관련 예산 10억여원을 지출한 대전시는 내년에 관련 예산을 대폭 증액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대전시 재난담당 관계자는 "올해 폭염을 예상하지 못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더위가 끝나는 가을쯤 내년 폭염 예산 논의를 시작할 방침이다"고 했다.

충남도는 기록적인 폭염에 가뭄까지 겹치면서 농작물 피해가 급격히 증가하자 긴급 지원에 나섰다. 

도는 이날 용수공급상황실을 설치해 분야별 용수 공급 상황을 중점 관리한다고 밝혔다. 

올해 봄 가뭄 운영 이후 4개월 만에 재가동하는 것으로,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으로 인해 저수지와 담수호의 저수율이 급격히 떨어진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8월부터 1년 동안 도내 누적 강수량은 1019.9㎜로 평년(1280.5㎜)의 79.6% 수준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농업용수와 공업용수 공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예산·당진 곡창지대 용수원인 예당저수지의 경우 저수율이 지난달 76.2%에서 지난 9일 기준 29.3%까지 하락함에 따라 금강∼예당저수지 도수로를 긴급 가동, 금강 물을 수혈받고 있다. 

이날 기준 논산 탑정지와 보령 청천지의 저수율은 각 40.1%, 36.3%로 평년의 50∼60%에 그쳤다. 

농업용 저수지의 저수율은 예산 35.3%, 홍성 39.1%, 보령 41.4%, 논산 45.2% 등 평균 46.6%로 집계됐다. 

서산·당진시 일대 대호호는 평균 저수율이 19.2%까지 내려가 이달 말까지 비가 오지 않으면 고갈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충남 서부 8개 시·군 광역상수원인 보령댐의 저수율은 57.2%로, 아직 여유가 있는 편이다. 

도는 가뭄 대응을 위해 기후환경녹지국장을 상황실장으로 하고 총괄 대책반, 농업 용수반, 상수도반, 공업용수반 등 4개 반으로 된 용수공급상황실을 가동한다. 

문경주 도 기후환경녹지국장은 "밭작물을 중심으로 가뭄 피해가 확산하고 있지만 8∼10월 사이 강수량이 평년과 비슷할 것이라는 예보가 있어 심각한 상황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기후 변화에 따라 가뭄 장기화가 우려가 있는 만큼 용수 공급 현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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