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솔 홍익불교대학 철학교수

 

[윤한솔 홍익불교대학 철학교수] 죽은 영혼의 왕생극락을 발원하여 재를 올리는 의식을 '시식(施食)'이라고 한다. 귀신과 아귀들에게 음식을 베푸는 것을 말한다. '구면연아귀경'에서는 아귀의 모습을 몸은 마른 나무와 같고 더러운 얼굴에 불이 활활 타고 있으며 목구멍은 바늘 끝같이 좁고 손톱과 털은 길고 날카로운 모양을 하고 있다고 적혀 있다.

절에서는 사시 불공을 올리고 나면 반드시 헌식을 하며 재가 끝나면 여러 가지 음식을 아귀들에게 주어 배불리 먹게 한다. 아귀들이 몸에 들어오면 그 모습 또한 아귀의 모습과 흡사해진다. 구병시식이란 바로 아귀들에게 시식을 하여 몸 밖으로 내보내 왕생하도록 하는 의식이다. 굶주린 아귀에게 시식을 하면 다음 세상에서 천상에 태어나면 무량 공덕을 얻어 안색이 늘 맑으며 선신이 옹호해서 장수한다고 했다.

음력 7월 15일은 '우란분재'라 한다. 돌아가신 조상님과 선망(先亡)부모 형제들의 왕생극락을 기원하고 허공계에 가득한 불쌍한 영혼들과 외로운 영들을 위해 큰 재를 올려 왕생 극락케 하고 살아있는 중생들의 무거운 업장을 소멸하여 한량없는 공덕을 성취케 하는 날이다. 또 '우란분'이란 뜻은 중생들이 살았을 때 지은 죄업으로 지옥에 떨어져 거꾸로 매달려 한없이 고통을 받고 있는 영혼을 구제한다는 뜻이다.

우란분재의 유래를 보면, 부처님 제자 중에 신통력이 제일 높던 목련존자가 돌아가신 어머님이 어디 계시나 하고 신통력으로 천상계와 인간계를 두루 살펴보았다. 그런데 바로 어머니가 아귀도에 떨어져 아귀의 모습을 하고 모진 고통을 받는 모습이 보였다. 효성이 지극한 목련이 아귀지옥으로 들어가 옥졸에게 "나는 세존의 제자로 어머니를 찾으러 왔소"하며 "왕사성의 부상장자의 아내 청계 부인이 나의 어머님이요"말했다.

목련은 비참한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통곡했다. 목련이 세존께 "어찌해야 어머니를 지옥에서 구할 수 있습니까?"묻자 세존은 "음력 칠월 보름날 진수성찬을 정성껏 마련하고 공양을 올리면 일곱 생 동안에 부모와 현생의 부모가 모든 재앙에서 벗어나며 천상이나 인간 세상에 다시 태어나리라!"고 했다. 목련은 칠월 보름날 삼보께 공양하고 어머니를 아귀지옥에서 벗어나 극락 왕생케 하였다.

세상에서 복 받는 일은 부모님을 위해 효도하는 일이며 살아계실 때 의식주가 부족함 없이 봉양하여 마음 편히 모시는 것이 세상의 제일가는 효라 하였다. 우란분재는 바로 목련존자의 효심으로 어머니를 구한 것에서 비롯되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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