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호 충북도 보건정책과장

 

[김용호 충북도 보건정책과장] 그리스 신화 속 아름다운 여인 메두사는 여신의 저주를 받아 탐스러운 머리칼이 모두 징그러운 뱀으로 변해버린 인물이다. 빨간 혀를 날름거리는 뱀 머리칼을 가지게 된 메두사의 모습이 어찌나 흉측하고 무서웠던지, 메두사의 얼굴을 정면으로 본 사람은 엄청난 공포에 돌이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혜로운 페르세우스는 메두사의 얼굴을 정면으로 보지 않고 거울처럼 광을 낸 방패에 메두사 얼굴을 비춰 보며 메두사의 목을 자르는데 성공한다.

2015년 메르스는 최초 환자 발생 후 6개월 여간 186명의 환자와 1만 6693명의 격리자, 38명(치명률 20.4%)의 사망자가 발생해 '메르스 공포'라고 할 정도로 지역주민들을 불안과 두려움에 떨게 만들었다. 또한 레저, 전시, 병원 등 집합공간을 기피하고 해외여행객이 발길을 끊는 등 경제적으로 약 10조원의 손실을 입은 감염병으로 발생한 초유의 사태였다. 중요한 점은 지금도 중동국가에서는 메르스 감염자와 사망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국내유입에 대한 위험성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올해 전 세계적으로 발생한 메르스 환자는 108명(사망 26명)이며 이중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06명이 발생했다. 게다가 8월19~24일의 기간은 이슬람 성지순례기간(하지, Haji)으로 전 세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며, 2017년도에 국내에서는 약 450명이 참가했다.


메르스는 호흡기감염증으로 자연계에서 사람으로는 감염 경로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단봉낙타 접촉에 의한 감염 전파가 보고되고 있다. 사람 간 감염은 밀접 접촉에 의한 전파로 대부분 병원 내 감염, 가족 간 감염으로 나타난다. 주요 증상은 대부분 폐렴이며 일부 콧물, 기침, 재채기, 발열, 근육통,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거나 무증상인 경우도 있다. 특히 당뇨, 신부전, 만성 폐질환, 면역결핍질환 등의 기저질환을 가진 사람의 감염률이 높고 예후도 불량하다.  높은 감염력과 치사율로 잘 알려진 메르스는 현재까지 백신과 항바이러스제가 개발되지 않았기에 사전 예방이 아주 중요하다. 평소 생활 속 예방수칙으로 물과 비누로 자주 손 씻기, 씻지 않은 손으로 눈, 코, 입 만지지 않기, 기침 또는 재채기 시 휴지로 입과 코를 가리고 휴지는 반드시 쓰레기통에 버리기,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과의 접촉 피하기, 의료기관 입원환자 병문안 자제하기, 중동 지역 여행 시에는 낙타와 접촉하지 않고 진료목적 외 의료기관 방문 자제 등이 있다.


해외여행 시에는 65세 이상 노인, 어린이, 임산부, 암투병자 등 면역 저하자, 당뇨, 고혈압, 심장질환과 같은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은 메르스 발생 위험지역의 여행을 자제해야 한다. 또한 귀국 후 14일 이내에 발열이나 호흡곤란 등 호흡기 이상 증상이 있는 경우, 반드시 의료기관에 먼저 가지 말고 1339로 전화하거나 보건소로 신고해 필요한 조치를 받도록 해야 한다. 메르스와 같은 신종감염병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발생했고 또 발생할 것이다. 막연한 공포심만 가질 것이 아니라, 생활 속 예방수칙을 생활화하고 증상 발생 시 신속한 치료로 슬기롭게 극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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