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정가, 행보 예의주시
與 "다른 모습 보일 것"
野 "공약인 만큼 계속 추진"
일각선 이 지사와 합의 기대

[충청일보 김홍민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새 당 대표에 'KTX 세종역' 추진을 주장하는 이해찬 의원이 지난 25일 선출되면서 충북권이 그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달 6일 대전에서 열린 민주당 당권 주자들의 TV 토론회에서  "세종역은 세종시와 대전 유성구 주민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곳으로, 세종시 인구가 증가하면 다시 판단해야 한다"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어 나흘 후인 지난달 10일 청주에서의 당 대표 후보자 합동연설회에서 사전에 이시종 충북지사의 'KTX세종역 설치 반대' 건의에도 이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재차 확인했다.

26일 충북 여권은 이 의원의 세종역 추진이 지역구 의원으로서 역할일 뿐 당 대표가 돼서는 다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시절 "충청권 시·도의 합의에 따른다"고 밝힌 발언이 세종역 추진의 원칙이 됐다며 이 의원이 이 원칙을 지킬 것으로 기대했다.

반면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KTX 세종역' 설치가 이 의원의 총선 공약인 만큼 계속 추진할 것으로 우려했다.

민주당 변재일 충북도당 위원장은 "이 의원이 (그동안)세종역을 추진한 것은 세종시 지역구 의원으로서 한 것으로 당 대표로 추진한 것은 아니다"라며 이전과는 다른 행보를 예상했다.

변 위원장은 이어 "세종역은 국토교통부의 의뢰로 한국도로공사가 진행한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사업성이 없다고 나왔고, 문 대통령이 대선과정에서 '충남·북과 세종시, 대전시의 4개 광역시도 단체장의 합의에 의해서 추진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충북이 반대하면 추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차기 한국당 충북도당 위원장이 유력한 엄태영 전 제천시장은 "충북입장에서는 우려가 크다. 어떻게 대처해 나갈까 걱정이다"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의 차기 총선불출마를 선언해 임기가 2년도 채 남지 않은 만큼 세종역 추진의 동력이 약화될 가능성에 대해 그는 "지역에 세종역 추진을 공약했고 자기 업적으로 가져가려는 욕심이 강해 동력이 약화될 것 같지는 않다"면서 "이 의원 외에도 (새 임기 4년을 이제 시작한)이춘희 세종시장의 의지도 강해 충북에서는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충북도청 일각에서는 이시종 충북지사가 당 대표가 된 이 의원과 만날 상황이 많아진 만큼 향후 두 사람의 자연스러운 만남에서 세종역에 대한 합의점 도출을 기대하고 있다.

도청 고위 관료는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됐으니 세종역 건설이 가시화됐다고 보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며 "그가 당 소속 시도지사들과 만날 기회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그때 충북은 합리적이고 명분있는 우리의 입장을 전달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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