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명식 미즈맘산부인과 원장

[주명식 미즈맘산부인과 원장] 얼마 전 국민연금의 개편안에 대한 기사를 보았다. 내는 보험료는 오르고, 받는 연금의 나이는 상향조정된다는 것이었다. 이 기사를 접한 젊은이들의 마음은 아마 덜컥 내려앉는 기분이었을 것이다.  물론 이 개편안이 말 그대로 '안'일 뿐이지 실행된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고령화와 함께 복지정책의 포커스도 고령층에게 맞춰진다는 건 기정사실화 된 부분이다. 그러나 젊은이들은 향후 이러한 정책의 변화로 인해 세대갈등이 생기는 것에 대한 걱정보다 앞으로 자신들이 살아가야 할 세상에 대한 걱정이 더 크다.

이러한 걱정은 '인구절벽'으로 이어지는 출산율로 이어지기 때문에 의미가 깊다.  정부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미시적인 정책들과 처방책을 내놨지만 미봉책에 불과했다. 돈만 쏟아 부었고 단순히 현상에만 급급한 나머지, 마치 아이를 낳으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부분에만 초점을 맞춰놓은 것 같았다. 좀 더 거시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었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

'마크로밀 엠브레인 트렌드 모니터'에서 주관한 '2017 대한민국에 관한 전반적 인식 조사'에서는 이런 유의미한 수치들이 존재한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추구해야 할 만한 가치는 무엇인가? 라는 조사에서 공정성이 54.3%를 차지했으며, 다음으로는 이해와 배려(39.6%), 정의(37.3%) 차례로 이어졌다.

이 수치에서 대한민국에서 제일 결핍된 것은 공정성이라는 것을 보여주었으며, 그만큼 국민들이 정부를 믿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정책을 잘 수행하기 위한 지도자를 뽑기 위한 투표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고, 이러한 관심은 2017년의 대선에서 19세(77.7%), 20대 전반(77.1%), 20대 후반(74.9%)의 투표율이 높았던 것으로 반증된다.

아이를 낳는 행위는 '돈'으로 보상받아야 할 것은 아니다. 물론 단기적인 처방도 중요하겠지만, 먼저 아이를 낳는 젊은층들의 부정적인 시선을 걷어주어야 한다. 국가가 공정하지 못하고, 성평등을 비롯한 다양한 이슈에 대해 이해와 배려가 없고, 계속적으로 부익부빈익빈 같은 정의롭지 않은 사회의 모습들만을 보여준다면 젊은이들은 미래에 대한 낙관적 기대를 꺾어버리고 출산은 더 이상 불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누구도 차별받지 않고 국가를 믿고 자신의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사람다운 나라를 만들어야 하고, 이러한 비전을 보고 가는 젊은이들에게 정책과 처방책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결국 사람이 먼저이며, 사람위주로 돌아가야만 이러한 문제는 해결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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