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준 청주대 교수

[정창준 청주대 교수] 미디어 크리에이티브・Media Creative 란 용어도 이제는 일상적으로 등장한다. 디지털 미디어의 환경으로 급속하게 이동하기 시작한 몇 년 전부터의 일이다. 디지털화된 미디어로 인해 대중문화의 내용과 형식이 변화되고 결정되어 결국 창의적인 아이디어들도 새로 생겨나는 미디어의 특성들에 따라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일찍이 이러한 이론적 근거를 제시한 이는 캐나다 국적의 마샬 맥루한・Marshall McLuhan으로 미디어는 인간 신체의 연장이며, 전자미디어가 우리 문명에 끼칠 수 있는 미래 생활에 대해 예견하였고 현재 미디어 상황들은 그가 말한대로 전개되고 있어 미디어 선각자로 두고두고 회자된다.

그런데 통상 사람들은 새로운 미디어들이 쏟아내는 컨텐츠들을 소비하기에 바빠 정작 그것이 우리의 생활과 사고 또는 인식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에 대한 의미를 잘 깨닫지 못한다는 것이다.

즉 옷이라는 미디어를 보면, 멋진 옷이나 화려한 옷을 착용함으로써 멋지고 하려하게 사람이 달라 보이는 것처럼 사람들은 알맹이 보다는 외양에 따라 좌우되기 쉬운데, 메시지의 내용이 무엇인가를 알아차리기 보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그릇에 눈길을 주어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다.

같은 이야기의 내용이라도 라디오에 실리는 것과 텔레비전에 방영되는 것 또는 소설형식의 책자에 글로써 실리는 것에 따라 분명 큰 차이가 존재한다.

전해오는 의미와 느낌들이 다르게 되는 것이다. 라디오는 보지 못하고 소리로만 들이는 한계가 있지만, 오히려 인간의 상상력 지각 능력을 한껏 고양시킬 수 있는 것이 특장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래서 ‘미디어가 메시지다’라고 설파하는 그의 언급은 통쾌한 명제로서 살아 숨쉰다.

특히 시간과 장소에 구속받지 않는 모바일은 온갖 거대한 양과 종류의 컨텐츠를 즐길 수 있는 미디어로 블랙홀처럼 모조리 빨아들인다. 가정에서나 직장에서나 학교이든 길거리이든 20~30대들은 말할 것도 없이 40~60대까지도 모바일 화면에 코를 박고 열중하는 모습은 일상화되고 있다. 텔레비전 뉴스도 모바일에서는 형식이 달라진다. 모바일이라는 미디어 특성을 간파한 한 방송사에서 새로이 개발한 카드뉴스는 시작 이래로 순식간에 다른 언론사들이 그 뒤를 따라간다.

이러한 새로운 형식들을 채택해야 할지를 결정하는 고위 임원들은 마뜩찮은 눈치로 허락하는데, 실행결과는 과히 폭발적인 호의적 반응으로 돌아온 것이다. 미디어 전문가라지만 정작 미디어가 가지는 특성 또는 크리에이티브・Creative에 대해 이해를 못한 것이 틀림없다. 미디어에 대한 인간행동은 옳고 그른 것이 아니다. 이 새로운 변화를 진단하기에는 이미 낡은 도구들을 비웃듯이 세상은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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