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명식 미즈맘산부인과 원장

[주명식 미즈맘산부인과 원장] "네 자신을 알라" 소크라테스가 남긴 가장 유명한 말이다. 그가 이 말을 남긴 이유는 정말 자신을 잘 알라는 뜻에서 남긴 말일까?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네가 아무것도 모르는 것에 대해 인정하고 받아들여라 라는 뉘앙스로 읽혀진다. 그 이유는 소크라테스 대화법이 산파술(産婆術)로 불리우기 때문이다. 그는 대화를 통해서 지식생산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고, 당사자에게 새로운 사상과 생각을 심어주는 일들을 지속했다. 그러나 그가 지식과 지혜를 생산하는 능력은 없고 그것을 도와주는 역할을 할 뿐이라며 이 활동을 산파술이라고 명명했다.

근래 들어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의 대화가 담긴 책들을 보며, 정말 교육이 무엇일까? 라는 의문이 든다. 그리고 '내가 자식들에게 했던 교육방식이 옳았었나?' 라는 의구심도 동시에 들었다. 왜냐하면 그 당시의 교육은 모두 대입이라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고, 대학을 졸업하면 성공에 좀 더 가까워지리라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소크라테스의 대화방법을 보다보면 '나의 방법은 완전히 틀렸구나'라는 걸 깨닫는다.

그의 대화법에 따르면 교육자는 피교육자에게 단지 출산을 도와주는 산파처럼 피교육자가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할 뿐이라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필자를 비롯한 모든 부모들은 중요한 포인트를 놓쳐버렸는데, 교육은 성공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자생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라는 것이다.

우리 사회분위기와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모습들은 이 중요한 것들을 계속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것이라고 역설적으로 이야기한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들이 그러했고, 그리고 그 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었던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시사토론을 보았을 때도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결국 싸움으로 번지는 일이 대부분이며, 사람의 말을 경청하기 보다는 자신의 의견을 내기에 급급하다. 결국 이 부분은 우리가 근본적으로 '질문'하는 것에 어색하고 '토론'하는 교육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드러낸다.

교육제도가 이것을 받쳐주지 못하는 실정이라 하더라도, 부모는 자신의 가정과 아이와 더 나아가 사회를 위해서라도 이러한 의식을 가지는게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러지 않고는 어느새 자란 아이가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지 못하는 소심한 사람이나, 주장이 받아지지 않으면 씩씩대고 있는 모습으로 커져 있을지 모를 일이다.

세상에는 나 자신조차도 모르고 지내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우리는 실제로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조차도 실제로는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어느 부분에 있어서는 내가 부족하고 모자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자. 아이가 나보다 어리다고 부모는 더 잘 안다는 보장이 있을까? 나의 모자람을 인정하는 순간부터 아이의 대화와 질문은 시작된다. 그리고 그러한 질문과 답변을 통한 토론은 아이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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