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법혜 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

 

[김법혜 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 또 아찔한 사고가 일어났다. 낮에 사고가 났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한 대형사고가 될 뻔 했다. 서울 상도동 다세대주택 공사장 흙막이 붕괴로 인근 4층짜리 유치원 건물이 크게 기울어졌다. 가슴을 쓸어내리게 한 아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서울에서 오피스텔 공사장 흙막이 공사 부실로 인근 아파트 주차장의 지반이 무너지는 소동이 벌어진 후 비슷한 사고가 또 발생했다. 두 사고 모두가 밤늦은 시간과 새벽에 일어났기에 망정이지 아이들이 모여 있던 낮 시간에 터졌으면 자칫 대규모 인명 피해로 이어질 뻔 했다. 상상조차 하기 싫다. 전국의 공사장 등 전반적인 안전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적절한 주의나 예방 조치를 취했더라면 막을 수 있었던 사고가 끊이지 않고 일어났다. 사고의 공통점은 안전 불감증, 허술한 관리·점검, 초동대처 미흡 등이 판박이다. ‘예고된 인재’라는 말 이외에는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재난에 상시 대응이 가능한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강조했건만 사고 장소만 바뀔뿐 판박이 수준의 대처와 흐지부지한 마무리가 반복되고 있어 안타깝다.

국민의 고질적인 안전 불감증과 부실한 관리·감독이 대형 사고의 가장 큰 원인을 제공했다. 하지만 재난을 겪고도 심층적인 원인 진단과 규명을 통한 예방대책 수립이 미흡했기 때문이다. 잊을 만하면 발생되는 대형 재난들이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안전한 대한민국’은 저절로 이뤄지지 않는다. 국가 재난방지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매뉴얼에 따라 꾸준히 훈련을 실시하지 않으면 언제든 대형 사고는 되풀이될 것이다. 이번 사고의 피해를 본 유치원 측은 사고 전부터 구조안전진단을 업체에 맡겨 점검에 나섯고 이상징후가 있어 공사 현장을 찾아 갔으나 쫓겨 내다시피 돌아왔다.그러는 사이에 붕괴 사고가 터져 미리 서두르지 않았던 점이 아쉬웠다. 하지만 구청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도 않았다. 업체 측도 폭우에 대비 지반침하에 대비하지 않았다. 전국 곳곳에는 빈터만 있으면 경사지에 다락논 만들듯 공사가 벌어진다.

이번 사고가 난 상도유치원처럼 붕괴에 취약한 지반 약화 위험성이 있든 없든 상관치 않고 허가를 내준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아 주먹구구식 행정의 후유증이 입증된 셈이다. 어이가 없을 뿐이다. 철저히 조사해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안전 대한민국은’ 구호만 요란했을 뿐 일선에서는 움직이지 않고 있다.당국은 안전 불감증에 대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건설공사 현장 주변의 건물 침하·붕괴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번처럼 경사지에 있는 노후 건물에서는 언제라도 불상사가 날 수 있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런 구시대적 인재가 되풀이 될까? 우리 사회의 안전 시스템의 고질병은 하나도 달라진 게 없다. 큰 사고가 나면 정치 공격에 이용하거나 애도 쇼나 벌일 뿐이다. 목숨을 운에 맡기는 나라가 돼가고 있다.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집계된 전체 싱크홀 발생건수는 2천933건으로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사고마다 설마 하는 안전불감증이 빚은 전형적인 인재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당국은 안전관리의무 이행여부에 대해 철저한 대책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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