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훈근 충북도농업기술원 원예연구과 지방농업연구사

 

[오훈근 충북도농업기술원 원예연구과 지방농업연구사] 다육식물(多肉植物)은 주로 사막 지역이나 바위 틈과 같은 건조한 지역에서 자라며, 생존을 위해 식물체 내에 수분을 저장하는 저수조직(貯水組織)이 발달하여 잎이나 줄기가 비대해진 식물들을 총칭한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돌나물, 기린초, 바위솔 등이 다육식물에 포함된다.  다육식물은 관리의 용이성과 특이한 형태로 인해 국내 화훼시장에서 몇 년 전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다육식물은 종류가 다양하여 '국민다육'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저렴한 종류도 있고, 번식이 어렵거나 희귀한 종류들은 몇 백만원에 거래되기도 한다. 또한 2015년부터 중국으로의 수출이 급증하여 수출 효도작목으로 큰 기대를 받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통계에 따르면 국내 다육식물 판매액은 2014년 94억에서 2017년에는 147억으로 증가되었고, 공식적인 통계 자료 외에도 수출이나 취미인들 간에 거래되는 양을 합산하면 판매액은 더욱 클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인기와 더불어 국내 대학 및 연구 기관 등에서 다육식물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 조직배양 기술을 이용한 다육식물의 번식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조직배양(組織培養)은 식물의 세포, 조직 및 기관을 이용하여 무균상태에서 영양분을 공급하며 온전한 식물체로 분화시키는 기술을 말한다. 화훼작물에서는 대량 번식을 위한 조직배양 기술이 상용화 되었다. 특히 자연 상태에서 번식이 어려운 난(蘭)류는 조직배양 기술을 이용한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고, 조직배양 기술 도입 이전과 비교하면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에 공급되고 있다.

다육식물은 종류가 다양하고 재배 과정에서 변이종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다육식물 애호가들은 다른 사람들은 보유하지 못한 나만의 변이종을 보유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새로운 변이종에 대한 요구가 증가되고 있다. 또한 다육식물의 주요 수출 대상국인 중국에서도 보편화된 다육식물 종류는 자국 내 생산을 통해서 물량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수출을 위한 새로운 다육식물 종류를 발굴하고 유통량을 확보하여야 한다.

일부 관계자들은 중국으로의 수출이 감소하여 다육식물 시장이 성장 한계에 왔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현재 다육식물은 국내 화훼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식물이다. 생산자들은 대중 수출 감소 이후, 다른 국가들을 수출 대상국으로 탐색하며 판로를 확대하고 있다. 또한 내수 측면에서도 기존에는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하는 방법이 전부였다면, 현재는 다육식물 관련 체험 및 교육 등과 연계하여 판매 방법을 다양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유통 체계에 발맞추어 나가기 위해서는 내수, 수출에 적합한 다육식물 종류를 선택하고 유통량을 확보하여야 하는데, 조직배양 기술이 이러한 부분에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무분별한 대량 생산은 자칫 다육식물 시장을 침체시킬 가능성이 있다. 한란, 풍란의 경우가 타산지석(他山之石)의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입각한 시장 구조에 따라 적정 수준의 생산과 공급으로 다육식물 시장의 발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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