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 ①

IAPM 창립총회 등 국제회의 개최
예술의전당에  한석현의 '직지 숲'
폐목 조형물이 재탄생 이미지 연출
청년 협동조합 고려 저잣거리 눈길
한국공예관 청주 출신 강익중 전시
운리단길엔 애나 한 공공미술 선봬

[충청일보 신홍균기자] 지난 2016년 '청주직지축제'와 '유네스코 직지상 시상식'을 통합해 열린 청주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의 두 번째 무대가 다음달 1~21일 막을 올린다. 올해 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 사업비는 2016년 대비 20억원이 증액된 60억원이며 개최 기간도 8일에서 21일로 대폭 늘었다. 직지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날인 9월 4일을 기념하기 위해 2016년 행사는 9월 1일 개막했으나 이 시기가 개학 초기이고 계절적으로 태풍이 잦으며 늦더위가 예상됐던 점 등을 고려, 관람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올해는 다음달 1일로 결정됐다.
기획의 콘셉트와 방향도 지난 행사와 차이를 보이는 이번 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의 주요 내용을 두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

△청주, 기록유산 도시의 위상 정립
조직위원회는 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이 정부 공인 국제행사인 만큼 '세계인쇄박물관협회 창립총회'·'직지상 2.0 라운드 테이블' 등 국제회의 프로그램들의 품격 유지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인다.

1회 2016 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은 전 세계의 주요 인쇄박물관 관계자를 초청, 세계인쇄박물관협회(IAPM) 회의를 최초로 개최함으로써 세계기록유산 '직지'가 탄생한 기록문화의 중심도시 청주를 알렸다. 이를 계기로 청주에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를 유치하기도 했다. 

올해 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에서는 세계인쇄박물관협회가 공식 출범하는 창립총회가 열리면서 청주가 세계 속 기록문화도시로 거듭난다.
'직지상 2.0 라운드테이블'은 유네스코 직지상 역대 수상기관 간 네트워킹 프로그램으로, 기록의 보존과 복원 기술 공유 관련 담화의 자리다.

△무심의 의미를 찾아가는 직지숲 산책

'직지'가 갖는 가치는 복합적이고 중첩적이다.

창조적 가치, 역사적 가치, 지식정보 공유·확산의 가치, 예술·문화적 가치 등을 직지의 가치로 꼽는다.

지난 행사는 직지의 창조적 가치에 주목해 세계적 아티스트들이 직지를 모티브로 창작한 작품이 행사의 메인 콘텐츠였다.

이번 직지코리아는 직지의 내면적·정신적 가치에 주목한다.
'사람의 마음을 바로 가리키면 그곳에 깨달음이 있다'는 의미를 갖는 직지의 본뜻을 알림으로써 현대인에게 필요한 위로와 치유의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주제전 '무심의 숲'은 숲 이미지로 연출된 입구를 지나 직지의 내용과 식물 이미지가 인쇄된 내림천 사이를 거니는 몽환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청주예술의전당 광장에는 미국 보스턴 미술관에서 전시를 갖기도 한 세계적인 작가 한석현의 '직지 숲'이 조성돼 재생과 순환의 메시지를 전한다.
행사의 주제인 '직지 숲으로의 산책'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폐목재를 이용한 18m 크기의 나무 조형물을 광장 중앙에 설치, 폐목재가 살아있는 식물의 토대가 되는 살아있는 나무로 재탄생하는 이미지를 연출한다.

가을 꽃 등 다양한 식물을 폐목재 사이에 놓아 생명의 나무로 연출함으로써 늘어져 자라는 식물들이 폐목재를 덮게 하고 야간에는 광섬유 다발로 표현한 꽃이 어둠을 밝힌다. 가지가 위에서 바닥으로 내려오며 닿는 부분을 걸터앉을 수 있도록 제작해 공간과 조화를 이루며 늘어진 가지와 뿌리들이 구불구불한 동선을 이뤄 체험의 즐거움을 준다.

매일 밤 직지 숲 위로 펼쳐지는 미디어 쇼는 작곡가이며 사운드 비주얼 아티스트인 윤제호 작가가 참여해 직지에 대한 현대적 해석을 영상, 레이저, 프로젝션 매핑으로 풀어낸다.
윤제호는 인터렉션 사운드, 설치 사운드, 오디오 비주얼, 프로젝션 맵핑, VR(가상현실) 아트 등 국내·외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아티스트다.

2015년 MAP(Mullae Art Plus) 아티스트로 선정돼 소리·빛·공간을 혼합, 이를 체험하는 Soundhue를 단독 공연했다. 2008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음악테크놀러지과 예술전문사를 졸업했다.

△시민과 함께 지역을 위한 축제로
2018 청주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은 일회성 행사에 머물지 않고 시민들과 함께 지역에 오랫동안 남을 콘텐츠를 만든다.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청년 협동조합은 직지코리아 메인 콘텐츠 중 하나인 '1377 고려 저잣거리'의 연출을 맡아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최근 젊은 창업가들이 모여드는 흥덕로(운리단길) 등에서는 글로벌 작가전과 특별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펼쳐진다.

먼저 한국공예관에선 청주 출신의 세계적인 작가 강익중의 '그리운 내 고향'이 진행된다.
직지의 기록적 측면을 조명, 민주적 방식의 기록에 대한 개념을 실험하는 자리다.
특히 실향민과 함께한 작품을 전시함으로써 분단의 아픔, 나아가 현재 화해 무드 속의 남북 관계를 재조명하는 기회를 만든다.
실향민 북녘 고향 그림과, 통일을 상징하는 작가의 달항아리 작품을 조합한 설치미술 작품을 통해 그들의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통일에 대한 염원을 표현하고자 한다.

흥덕로 일대에선 애나 한 작가의 'Come Together'가 시민들을 맞는다.
애나 한은 주로 주어진 장소와 공간에서 영감을 받아 공간을 재해석하거나 자신의 삶과 내면세계를 압축시켜 담아내는 과정을 통해 공간이라는 물리적 장소에 심리적 접근을 더한다.
다양한 재료로 구현된 빛, 색, 선, 면 등의 조형언어는 회화와 설치를 위한 위한 확장적 모듈로 활용된다. 신비로운 컬러와 그라데이션으로 입체감을 부여한 회화는 평면임에도 설치 이상의 공간성을 획득하며 회화 자체로 공간 (void)의 무한성을 모방한다.

애나 한은 이번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통해 운리단길 건물 30여 채 각각의 특성을 살리고 조명을 이용, 야간에 독특한 시각적 효과를 연출함으로써 상징성을 배제하고 리듬감 있는 색과 색면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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