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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과 개과불인(改過不吝)장광덕 장앤윤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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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01  14:4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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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광덕 장앤윤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서경》 중훼지고(仲虺之誥) 제5장에는 ‘개과불인(改過不吝)’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왕이 허물을 고침에 인색하지 않아 백성들로부터 믿음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개과불인을 실천하려고 한다면 우선 자신의 허물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고, 그 다음으로 그것을 고치는데 망설임이 없어야 한다.

추석이 지나니 완연한 가을이 오고 날씨도 쌀쌀해졌다. 추석은 가을의 가운데 있는 큰 날이라고 하여 한가위 또는 중추절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추석에는 멀리 떨어져 있던 친지들이 모여 못 다한 이야기도 하고, 맛있는 음식도 나누어 먹는다. 요즘처럼 전화나 인터넷이 발달한 시대에는 추석의 의미가 많이 퇴색하긴 했지만, 불과 몇 십 년 전만해도 추석은 고향으로 내려온 가족들과 즐거운 인사를 하고, 소원했던 고향친구들도 만날 수 있는 명절이었다.

허나, 최근 추석의 입지는 매우 좁아졌다. SNS나 교통수단의 발달로 가까운 친지들을 보는 것이 어렵지 않게 되었고, 차례를 지내지 않는 집안들도 늘고 있으며, 친족의 규모도 예전만하지 못하게 되었다.

이런 변화에는 남녀의 역할에 대한 인식변화나 고부갈등도 빼 놓을 수 없다. 여성의 위상이 높아져 전통적인 집안 분위기와 충돌하기도 하고, 고부갈등 때문에 즐거워야 할 명절이 전쟁터가 되거나, 자녀들이 고향을 방문하기를 꺼려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필자의 지인은 명절 때만 되면 이혼을 생각한다고 한다. 추석명절에 시누이는 친정에 오는데, 시어머니께서 본인은 친정에 보내주시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결국 사건이 터지고야 말았다. 임신한 시누이가 친정에 왔는데, 시어머니가 시누이가 먹고 싶은 음식을 지인에게 차려오라고 시켰다고 한다. 당시 지인도 임신한 중이라서 매우 서글펐고, 그 때문에 이혼까지 생각하며 몇 년간 시댁에 가지 않았다고 한다.

‘부부 일방이 배우자의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은 때’에는 재판상 이혼을 청구할 수 있다. 여기서 ‘심히 부당한 대우’란 혼인관계의 지속을 강요하는 것이 참으로 가혹하다고 여겨질 정도의 폭행이나 학대 또는 모욕을 의미한다. 사실관계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고부갈등의 정도가 심하면 심히 부당한 대우에 해당할 여지도 있다.

한편, 명절 때만 되면 재산문제로 인해 가족 간 분란이 발생하기도 한다. 돌아가신 부모님의 제사문제를 비롯하여 상속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두고 분쟁이 생긴다. 그 때문에 상속등기를 몇 해나 미뤄두기도 한다. 상속재산에 대한 분쟁은 상속인들 사이에 협의가 되지 않으면 상속재산분할 청구의 소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

추석은 조상님, 부모님 그리고 형제자매를 만나는 즐거운 날이다. 여자만 차례 상을 차리거나, 딸과 며느리를 차별하거나, 재산을 가지고 다툼을 하는 것은 허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추석의 본질은 가족이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지, 권위를 세우거나 의무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가족이라면 모두 즐거운 명절을 보내거나 보고 싶은 친지를 만날 권리가 있다. 이를 위해선 위와 같은 허물을 고침에 인색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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