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웅 충북수필문학회 회장·수필가

[김진웅 충북수필문학회 회장·수필가] 며칠 후면 10월 9일 한글날이고, 다양한 기념행사가 개최된다. 여주시의 신륵사 일원에서 세종대왕 즉위 600돌을 기념하는 '2018 세종대왕문화제'를 개최한다니 매우 뜻깊다. 우리가 가장 존경하는 위인으로 세종대왕을 제일 먼저 꼽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존경을 받고 있다. 세종은 백성들의 지적 수준을 높이고, 억울한 일을 당하는 민중들이 없기를 바라는 애민정신으로 한글을 창제하셨다. 우리나라 말은 중국과 달라 한자로는 정확하게 표현하기 힘들어 이에 정확한 음인 정음(正音)을 만들 필요가 있어 만든 것이 훈민정음(訓民正音)이다.또한 세종대왕의 위대함과 리더십(Leadership)이 자주 회자(膾炙)되고, 필자도 교육심리학을 전공해서인지 리더십에 관심이 많고 더욱 익히고 있다.

얼마 전, 어느 TV의 토크 콘서트 '화통'- 세종, 인재를 춤추게 하다- 을 감명 깊게 시청하고 세종의 리더십에 대해 여러 자료를 통해 알아보며 새로운 사실도 많이 알았다. 한마디로 소통과 헌신의 리더십이었다. 훈민정음 창제 과정은 철저히 비밀리에 부쳐졌다. 왜 그랬을까? 그것은 중국과의 외교적 갈등 및 최만리 등 반대 집단과의 충돌을 피해야 했고, 외부 못지않게 내부의 적도 만만치 않았다. 당시에 훈민정음 창제를 주도했던 세력과 반대 집단 사이의 대결이고, 중국으로부터 우리 문명의 독자성을 지키려는 투쟁이었다. '나랏말이 중국과 달라 한자와는 서로 통하지 아니하므로' 라는 말처럼. 만약 훈민정음이 아니면 지금도 어려운 한자를 쓰고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니 더욱 소중하고 감사하다.

세종의 세 가지 리더십은 현능(賢能)한 사람에게 일을 맡기는 인재 경영,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국사(國事)를 기획하는 지식 경영, 현명한 인재들이 과거 경험을 토대로 스스로 일하게 하는 제도의 정비, 즉 시스템 경영이다. 신분 출신보다 능력을 중히 여긴 덕분에 황희, 박연, 장영실 등의 최고의 인재들이 몸 바쳐 국가 발전에 헌신할 수 있었다. 지금의 씽크탱크의 원조(元祖)이고 인재양성소였던 집현전의 업적 또한 눈부시다. 관리들이 마음껏 독서할 수 있게 한 사가독서제(賜暇讀書制)로 세종이 집현전 학자들을 격려하였다니…….

세종의 문제해결 노하우 4단계도 감동하였다. 1단계는 광문이다. '널리 물어보자.'를 뜻하고, 2단계는 '숙고하다.'를 뜻하는 서사, 3단계는 정구인데 '대안을 만들다.'라는 것이고, 4단계 전치는 '전념을 다해 추진하다.'이니 꼭 실행하고 싶다. 특히, 대안을 만든다는 것은 지금도 얼마나 절실하고 중요한가!

1474년의 과거시험 문제는 놀랍게도 '인재를 구해 쓰는 법'이었다고 한다. 오늘날의 논술일 것이다. 인재는 국가의 지극한 보배이지만, 진짜 인재와 인재인 척하는 사람들이 늘 섞여 있기 마련이니 그것을 구분해 쓰는 방법이 중요하다. 당시 장원급제한 강희맹의 답안이 흥미롭고 교훈을 준다. 그는 "세상에 완전한 사람은 없다. 따라서 적합한 자리에 기용해 인재로 키워야 한다. 그리고 전능한 사람도 없다. 따라서 적당한 일을 맡겨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단점을 버리고 장점을 취하는 것' 또한 심금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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