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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지는 추억의 옛길을김재영 전 청주고교장·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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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04  15:5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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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영 전 청주고교장·칼럼니스트] 하루하루 평범 속에 건강한 모습으로 살리라 다짐하며 오랜만에 추억의 옛길을 찾았다. 가을 길을 걷다보니 지난 세월을 되돌아보는 듯한 다정한 노부부의 모습이 유난히 눈길을 끈다. 세월이 흐르고 인심이 변해도 아름다운 내 강산은 옛 모습 그대로였고 지난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20대의 꿈 많던 대학시절 밤을 밝히며 죽마고우들과 젊음을 노래했고, 40여년 전에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남매의 뛰노는 모습을 바라보며 아내와 행복한 시간을 보냈는데, 이제 70대가되어 지난 세월을 되돌아보며 이곳에 서니 감회가 깊고 흐르는 물과 같은 게 세월이요, '인생은 흰 망아지가 문틈으로 지나가는 것과 같다(人生如白駒過隙)'는 십팔사략(十八史略)의 글이 떠오른다.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할머니 회갑연때 '할머니께 드리는 글'을 올리던 딸이 40대 중반이 되어 가정을 이루고 부모의 건강을 챙기게 되었고, 재롱을 떨며 앞서가는 손녀들의 모습을 보니 지난날의 딸의 모습을 보는듯하다. 오늘따라 우리 곁을 떠나신 부모님이 더욱 그리워지고 어린시절에 함께 뛰놀던 친구들이 생각난다. 아름다운 단풍이 떨어져 냇물 따라 흐르니 강을 거쳐 바다에 이르겠지. 박목월은 '구름에 달 가듯 가는 나그네'라 했고, 최희준이 부른 '인생은 나그네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느냐'고 부른 노래가 떠오른다.

60년대의 가난했던 시절에 민박집에 들면 호롱불로 밤을 밝히며 인정어린 밥상을 받았는데 비포장도로에는 아스팔트가 깔리고 옛 모습을 찾을 길 없으니 노산 이은상의 '산천의구란 말 옛 시인의 허사로고'라는 시(詩)가 생각난다. 해질녘의 가을의 산하는 덧없는 세월 속에 속절없이 살아온 인생을 되돌아보게 하는데 뒤에서 '할아버지'하고 부르는 외손녀의 목소리에 20대의 청년도 아니고 30대의 제자들 앞에서 열강(熱講)을 하던 교직자도 아닌 70대의 모습인 나의 현주소를 찾게 되었다.

요사이 목요일에는 지난날 교육계에서 근무했던 분들과 산에 오른다. 자연히 대화 속에는 지난날 교직에서 함께 생활했던 이야기들과 요사이 교육현장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이야기들로 대화를 나누다 보면 점심시간을 맞게 되고 술을 드시는 분들은 소주한잔 곁들여 점심식사를 하게 되는데 70이 넘어서도 술 한 잔 못 드느냐는 말을 듣게 된다.

계절의 변화 속에 자연의 모습을 접하게 되면 마음이 편해지는데 오래전에 욕심에 사로잡힌 부부가 낚시 중에 실족하여 사망한 듯 위장해 타낸 보험금으로 숨어서 호화생활을 즐기다 검거된 기사를 본적이 있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인생은 나그네'인 것을. 왜, 욕심들을 부리는가. 청심과욕(淸心寡慾)이라고 하지 않는가, '맑은 마음으로 욕심을 줄이면' 행복에 이르는 길인 것을... 남은 세월들을 수분지족(守分知足)하며 살리라 다짐하며 저녁노을 바라보며 귀가 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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