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혜성학교 정소연 양
어려운 가정 도움 되려고
장애인 역도 국대 꿈 매진

▲ 충주혜성학교 정소연 양

[충청일보 이정규기자] "제 2의 장미란이 돼 할머니를 도와드리고 싶어요."

충북 충주혜성학교 고등학교 과정에 재학 중인 정소연 학생(18·사진)의 말이다.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정 양은 지난 2015~2017년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 역도 종목에서 금메달을 한 번도 놓치지 않은 소녀 장사다.

정 양의 역도 인연은 2010년 제천 청암초에 다닐 때 육민 교사와의 만남에서 시작됐다.

육 선생은 키가 훤칠해 역도를 잘 할 것으로 보이는 정 양에게 치료 목적으로 역도를 권장했다.

처음 10㎏을 시작으로 구슬땀을 흘리며 훈련한 정 양은 점점 들어올리는 무게가 늘어났다.

결국 2013년 42회 충북소년체육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현재 정 양 담임인 박유리 교사는 "소연이보다 체격 조건이 뛰어난 학생들이 많지만 소연이는 운동선수로서의 큰 자질인 집중력과 끈기가 대단하다"고 말했다.

정 양의 역도 뒤에는 가족이 있다.

장애를 지닌 아빠와 오빠의 병을 무료로 고쳐주고 싶어 막연히 의사가 되고 싶었지만 역도를 시작한 후 장애인 역도 국가대표 선수로 꿈이 바뀌었다.

역도로 장미란 같은 유명한 선수가 돼 어려운 가정형편에 도움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정 양은 할머니, 아빠, 오빠와 함께 살고 있다. 아빠도 소연이와 같은 지적장애를 앓고 있다.

할머니가 아빠를 대신해 경제활동을 해왔지만 지금은 할머니마저 건강이 악화되면서 그러질 못하고 있다.

정 양은 이 달 열리는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출전을 위해 열심히 노력 중이다.

지난달 12일에는 청와대에서 열린 발달장애인 간담회에 초청돼 문재인 대통령과 악수를 하기도 했다.

"가끔 집안일을 봐주시는 고모께서 힘들면 역도를 그만두라고 말씀하시지만 저는 역도가 좋아요. 언젠간 장애인 역도 부문 국가대표가 되는 꿈을 이룰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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