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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와 직지(直指)이광표 서원대 문화유산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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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11  14:3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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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표 서원대 문화유산학 교수]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은 늘 분주하다. 압권은 단연 모나리자 전시실이다. 모나리자 앞은 감상도 하고 기념사진도 찍으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다. 루브르박물관 관람객의 주된 공통점은 모나리자를 감상하고야 말겠다는 강한 의지다. 모나리자 앞에서 인증샷 한 장 찍지 않고선 루브르 다녀왔다고 명함을 내밀 수 없다.

너무 붐벼 모나리자를 여유있게 제대로 감상하기 어렵다는 것은 그곳을 찾는 사람들도 다 안다. 그런데도 왜 그곳에 가는 걸까. 우리 주변에도 모나리자는 많지 않은가. 모나리자 작품 사진을 비롯해 실물과 똑같은 복제품도 넘쳐나고 실물보다 더 정교한 디지털 복제이미지까지 나온다. 그런데도 번잡함을 무릅쓰고 루브르를 찾는다. 왜 그런 걸까. 바로 진품의 힘, 원본의 힘이다.

한번 이런 가정을 해보았다. 프랑스 파리국립도서관에서 직지심경(直指心經)을 전시하고, 청주에서 직지페스티벌과 관련 전시가 동시에 열린다는 가정 말이다. 직지에 관심이 있는 외국인(비한국인)은 과연 어디를 먼저 찾을까. 청주와 파리 가운데 한 곳만 고르라고 하면 어디를 가겠다고 할까. 파리로 갈 것이다. 왜? 직지심경 진품이 거기 있기 때문이다.

모나리자는 원래 대단하기도 하지만, 지금과 같은 인기 명품으로 자리 잡는 데에는 여러 번의 중요한 계기가 있었다. 그 가운데 모나리자 도난 사건도 빼놓을 수 없다. 1911년 8월 21일, 한 청년이 루브르 전시실에 들어가 벽에 걸린 모나리자를 떼냈다. 액자를 뜯어낸 뒤 그림만 둘둘 말아 유유히 사라졌다. 범인은 이탈리아 청년으로 밝혀졌고 1913년 피렌체에서 체포됐다. 작품은 그해 12월 31일 루브르로 돌아왔다. 그 부재(不在)의 기간, 프랑스 사람들은 루브르 전시실의 빈자리 앞에서 눈물을 흘렸다. 관리 부실에 대한 질타도 그치지 않았다. 모나리자에 대한 새삼스런 그리움으로 복제품 엽서 음악 등의 기념품을 만들었고 그것들은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본의 아닌 도난사건 덕분에 모나리자는 ‘대중의 미술’로 완벽하게 자리 잡았다. 부재의 역설(逆說)이라고 할까.

청주의 상징, 직지심경은 프랑스 파리국립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다. 현재 열리고 있는 2018청주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 행사장 곳곳을 둘러봐도 부재의 현실에 대한 고민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물론 모나리자의 부재와 직지의 부재는 상황이 다르지만 직지가 청주에 없다는 이 엄연한 사실을 애써 외면하고 있는 건 아닌지. 하지만 부재의 현실을 직시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 전시든 공연이든 그 결과는 분명 달라질 것이다. 모나리자 관객이 너무 몰리자 루브르박물관은 2005년 독립 전시실을 새로 만들었다. 그 비용 250만 파운드는 일본 NTV가 댔다. 루브르의 모나리자 글로벌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다. 직지의 계절, 직지의 부재와 부재의 마케팅을 대해 좀더 냉정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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