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충청일보 이능희기자] 충북 옥천군 안남면에 사는 A씨(72)는 한창 논을 갈아엎고 본격적인 농사를 준비해야 할 시기인 지난 4월 갑자기 허리를 다쳐 9000여㎡나 되는 논을 두고 발을 동동 굴러야만 했다.

마침 얼마 전 마을방송을 통해 들었던 군 농기센터의 농작업 대행서비스가 생각났고, 센터에 접수한 후 며칠이 지나지 않아 대행 직원의 도움을 받아 논 경운 작업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A씨는 “저 큰 논을 두고 경운기를 탈 수 없어 막막했는데 센터에서 농작업대행서비스를 받아 한해 농사 시작을 잘 할 수 있었다”며 “자식과 다를 바 없는 효자 중의 효자”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A씨와 같은 고령자나 여성농업인 등 영농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군 농기센터의 농작업 대행서비스가 농업인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군은 노동력 급감과 고령화한 농촌의 구조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2009년 농작업 대행 서비스를 처음 도입했다.  

70세 이상 고령자와 부녀자 등을 대상으로 센터에서 보유하고 있는 트랙터, 콤바인, 굴삭기 등 임대용 농기계를 활용해 경운·정지·굴삭·탈곡 등의 농기계 작업을 대신해 준다.

농작업 대행료로 경운·정지 작업은 ㎡당 30원, 굴삭기 작업은 1일 기준 15만원, 콤바인 수확은 ㎡당 45원을 받고 있다.  

고령으로 힘에 부치거나 기술력이 부족해 농기계 임대사업을 활용할 수 없는 농업인에게 큰 인기를 얻으며 2016~2017년까지 2년 동안 786건, 올해는 262건의 농작업을 대행했다.숙련된 3명의 전문 인력으로 농가의 작업 만족도도 높아 현재는 11월 중순까지 예약이 꽉 찼을 정도다. 

올해 대행서비스는 오는 11월 말까지 진행한다. 대행 작업을 원하는 농업인은 군 농기센터 농업기계팀으로 전화(☏043-730-4956)나 방문 신청하면 된다.

유병목 농업기계팀장은 “시행한 지 10년 가까이 된 농작업 대행 서비스가 꽤 안정적으로 정착해 농업인의 호응을 얻고 있다”며 “고령화 등 농촌 일손부족과 작업환경이 열악한 농가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시작한 농기계 대행 사업을 앞으로도 꾸준히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